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별 보러 갈까요?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20.02.06

  • 조회수 :

    775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별에 빠지게 된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저게 바로 오로라 헌터(Aurora Hunter) 별자리야.” 까만 밤하늘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헌터의 머리, 허리, 벨트에 찬 칼, 두 다리의 모습과 그 옆에서 춤을 추는 오로라의 풍경에 나는 넋을 놓고 말았다.

나중에서야 그 별자리가 사실 ‘오리온자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캐나다 옐로나이프에서 현지인 친구가 해준 이야기와 그날의 분위기는 나의 낭만에 불을 지펴버렸다.

별 보러 따로 여행을 갈 정도로 빠지게 된 이후 인솔이 정해지면 말 그대로 ‘자연 속에 파묻혀서’ 숙박하는 일정이 없는지 늘 체크하곤 했다. 별을 잘 보기 위해서는 일단 빛 공해가 없는 외딴 곳이 좋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미국의 대부분 국립공원들의 별 풍경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그랜드티턴과 모뉴먼트 밸리를 비롯해 수많은 국립공원들은 날씨와 때만 잘 맞으면 은하수가 하늘을 갈라놓는 곳이었고, 의외로 하와이 또한 세계 유명 천문대들이 몰려있는 ‘별들의 섬’이다.

빛 공해가 거의 없고 대기가 건조한 사막도 별 보기 좋은 장소다. 모로코의 사하라 사막과 중국의 바단지린 사막을 직접 가보았는데, 끝도 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들과 그 위로 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내가 뽑은 최고의 장소는 캐나다의 옐로나이프다. 어떤 이들이 나의 캐나다와 오로라에 대한 사랑이 지나치다고 할지 몰라도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가 그러하니 어찌하리오. 칠흑같이 어두운 밤하늘과 수많은 별, 그리고 피어오르는 오로라의 조합은 아직도 대체 불가한 신비로운 광경이다.

난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다른 인솔자들에 의하면 남미의 우유니 소금사막과 아타카마 사막, 미국의 데스밸리, 몽골, 아프리카, 호주의 아웃백, 이스터 섬, 요르단의 와디럼 사막, 중앙아시아 쪽도 별이 잘 보인다고 한다. 

출장을 다니다보면 나처럼 별을 유독 좋아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내가 알고 있는 별에 대한 정보를 쏟아내기도, 혹은 전달 받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또 다른 별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이 글이 어떤 분들께는 그러한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