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소환시킨 사진전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작성일 :
2020.03.09
조회수 :
1481

테마세이투어가 탄생한지 어느덧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최근엔 괜히 20년이라는 숫자 때문인지 자꾸만 지난 사진앨범을 꺼내들고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 많아졌다. 지나간 것은 아픔마저도 아름답게 기록된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우여곡절도 많았던 20년 세월이 기록된 사진 속의 여행지들은 그저 아름답게만 추억되니 말이다.
그렇게 지난 사진들을 뒤적거리다보니 괜스레 헛헛한 마음이 들어 나만의 감성에 빠져들곤 했다. 이런 내 마음을 눈치 챘는지 직원들로부터 20주년 기념 이벤트를 하자는 건의가 들어왔다. 달력도 만들고 여행사진 전시회도 해보자는 것이다. 일단은 재미있을 것 같아 그러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지도 않았던 테마세이투어 창립 20주년 기념 사진전이 마련되었다.
사진전이 열렸던 한 주 동안 난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 사진전의 타이틀 그대로 ‘우리 함께 걸었던 시간들’을 거슬러 올라가 추억들을 소환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정말 오랜만에 뵙는 분들이 방문할 때는 어김없이 시간도 거꾸로 올라가 그 때 그 시절의 추억에 빠져들곤 했다.
나는 방문해주신 분들을 보며 그 분들과의 추억을 소환하고, 그 분들은 사진을 보며 그 시절과 그 장소에 얽힌 추억을 소환해 내셨다. 그렇게 5일 내내 반가운 얼굴들을 마주하며 추억을 소환해 내고 함께 공감하며 함께 웃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 함께 걸었던 시간들은 결코 짧지 않아서 20년을 넘나들다보니 어쩔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은 숨길 수가 없었다. “마사장 따라서 이 나라 저 나라 신나게 돌아다니던 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는데…”라고 말씀하시던 오래된 고객의 좁아진 어깨가 슬펐고, 당신이 오르셨던 사막 능선의 사진을 보며 이젠 뒷산 오르기도 벅차다며 껄껄 웃으시는 웃음소리가 쓸쓸하게 느껴졌다. 모두가 이제 여행은 졸업했지만 그 때가 그리워서, 우리 함께 걸었던 시간들이 그리워서 찾아오신 분들이었다. 만일 사진전이 아니었다면 평생 다시 뵐 수 없었을지도 모르는 얼굴들이라는 생각에 더 소중하고 반갑고 또 고마웠다.
그러고 보니 나는 참 행운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만에 만나도 어제 본 듯 반가운 여행 동무들이 이렇게 많으니 말이다. 사실 사진전을 개최했던 2월 셋째 주는 모든 것이 최악이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도 그렇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작스런 확장 소식에 여행업계가 전부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많은 분들이 사진전을 찾아주셨고 난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주위에 고마워해야할 사람이 많다는 것 또한 큰 행복인 것 같았다.
그렇게 작은 축제와도 같았던 여행 사진전을 마치는 날, 비로소 현실이 보였다. 축제를 막 끝낸 우리 앞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힘겨운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또한 ‘우리 함께 걸어가야 할 새로운 시간’일 것이다.


테마세이 대표번호
여행 문의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