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국가를 알면 그 나라가 보인다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8

  • 조회수 :

    471

국가를 알면 그 나라가 보인다.

  전 세계에는 237개 국가가 있다. 이들 나라들이 저마다 다른 국기(國旗)와 국가(國歌)를 갖고 있으니 이를 다 기억해 내는 것은 천재가 아닌 이상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지난 6월에 월드컵을 보면서 묘하게도 경기 전에 울려 퍼진 국가에 관심이 갔다. 새삼 저들이 엄숙하게 따라 부르는 국가의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것이다. 내친 김에 조사를 해보니 참 재미있는 국가들이 많았는데, 한 나라의 국가 내용이라면 엄숙하거나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이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의외로 세속적이고도 비장한 내용이 많았던 것이다.
 이탈리아 국가의 가사 중 한 부분을 보면「신이 승리를 로마의 종으로 만들었으니 우리 함께 뭉치자… 우린 죽을 준비가 되어있다. 이탈리아가 불렀도다」라는 내용이 있다. 마치 전쟁에 나가는 병사들의 군가 같은 내용이다. 아울러 로마시대에 대한 향수도 느껴진다. 오랫동안 군주제도를 유지해 온 영국의 국가는「신이여, 우리의 여왕을 보호하소서」라는 제목으로 여왕을 위한 찬양의 내용이었고, 스웨덴 국가 역시 군주에 대한 충성을 담고 있다. 일본의 기미가요에는 「천왕의 시대는 영원하리, 작은돌이 큰돌이 되고 다시 이끼가 될 때까지」라는 내용이 있다. 우리로서는 제국주의 시대의 일본이 떠오르는 내용이다.
 또 미국은 「붉게 타오르며 작렬하는 포화와 치열한 폭탄 속에서도 우리의 성조기가 우뚝 서 있음을 우리는 보았다」라는 대목이 있어 그들의 도전정신을 상징하고 있으며, 독일 국가에는 「독일, 가장 뛰어난 독일,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독일」이라는 가사에서 보듯이 국가에 대한 한없는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반면에 가장 의외의 국가를 가진 나라는 예술의 나라 프랑스였는데 「무장하라 시민들이여, 무리를 지어라. 나아가자!, 나아가자! 적들의 불순한 피가 우리의 밭을 적실 때까지」라는 내용이었다. 상당히 섬뜩한 내용인 것 같지만 프랑스 혁명의 정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이 외에도 브라질은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원시림을, 노르웨이는 북유럽의 설경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나라의 국가를 조사하면서 국가는 그 나라의 역사와 국민성, 때로는 주변의 자연환경 등 자국을 잘 나타내고 함축시킬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여행을 나갈 때는 여행지의 국가와 국기의 의미를 사전에 되새기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라 사람들이 중요한 의식이 있을 때마다 부르는 국가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 나라가 가고 있는 방향이 어디인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