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영국 공항의 보안검색 강화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8

  • 조회수 :

    257

영국 공항의 보안검색 강화

  최근 영국에서 일어난 항공기 테러시도는 전 세계 공항 보안을 한층 강화시켰다. 특히나 사건의 발상지인 영국공항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지난 23일 귀국한 영국일주 팀도 그 혼란의 중심에서 한바탕 곤욕을 치러야했다. 이른바 공항 보안검색이 최고조로 강화된 시기에 출국수속을 밟아야 했던 우리들은 비행기 출발시간 4시간 30분전에 공항에 도착해 지루한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일단 제한 물품 사항부터 너무 엄격했다. 소량의 립글로스나 립스틱, 파우더 등 여성 화장품이 반입금지 품목에 올랐으며 칫솔은 허용하되 1g의 치약도 허용하지 않았다. 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기내용 가방도 영국정부가 마음대로 정해놓은 규격에 정확히 맞아야만 했고 아기에게 먹이는 이유식이나 우유마저도 검색관이 보는 앞에서 엄마가 직접 먹어 보여야만 통과가 되었다.  더구나 300년 된 악기의 줄을 빼보라는, 연주가에게는 너무나 무리하다 싶은 요구까지 이어지다 보니 한 사람 통과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릴 수밖에…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아도 복잡하기로 유명한 히드로 공항의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를 한 곳으로 제한해 놓는 바람에 약 400명 이상이 긴 줄을 늘어서 세관검사를 받아야 했다. 보안대와 x-ray까지 통과하고도 다시 짐 검사를 받고서 공항 대기실에 들어오기까지는 약 3시간이란 시간이 소요되었으니 우리 일행 모두 녹초가 된 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와중에 큰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 참으로 신기했다. 물론 곳곳에서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묵묵히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만약 이런 상황이 인천공항에서 벌어졌다면 제법 요란한 실랑이가 벌어졌을 것이다. 9·11 테러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한동안 보안검색이 강화된 적이 있었는데 승객들의 강한 항의 때문에 보안검색원들이 상당히 곤욕을 치렀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과연 우리나라와 영국의 시민의식의 차이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히드로 공항에 늘어선 모든 승객들 또한 불만이 극에 달한 것처럼 보였지만 감히 불만을 토로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영국의 보안검색원들은 이 나라가 민주주의 사회가 맞나 싶을 정도로 위압적인 자세였다. 이런 모습은 미국공항에서도 체험한 바 있는데, 그들은 승객들을 고압적인 태도로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다. 민주주의 발상지인 영국일주를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오면서 공권력과 민주주의의 함수관계를 새삼 다시 생각하게 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