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남자들이 위험한 곳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1

  • 조회수 :

    411

남자들이 위험한 곳

 세계 3대 미항중의 하나인 호주 시드니. 그 명성에 걸맞게 시드니는 언제 가보아도 정적이고 아름답다. 그런데 매년 2월만 되면 어쩐지 시드니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게이페스티벌이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다. 그 규모도 5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 들 정도의 세계적인 대축제다.  지난 91년 게이페스티벌때는 거리축제 행렬을 이끄는 기수가 몸에 태극기 문양을 그리고 나와 교민사회를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당연히 호주의 교민신문에서 그 당사자를 찾아 인터뷰를 했는데 그 기수 왈. "한국의 성전환 수술은 세계 최고의 수준이다. 그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서다"  하리수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전환 수술 덕택이 아닐런지...
 아무튼 이 시끌벅적지근한 게이페스티벌은 2월에 맞춰 가야만 볼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패딩턴 지구의 옥스포드 스트리트. 이름 자체만이야 매우 학구적인 것 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게이들의 거리다. 이 거리에서 남자 두 사람이 같이 다닌다면 거의 틀림없이 게이라고 보면 된다. 샌프란시스코의 카스트로 스트리트와 더불어 세계2대 게이 거리라고 일컬어지는 곳이 옥스포드 스트리트다.
 이 거리에는 많은 게이 전용바와 디스코데크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울랄라(Woollahra)라는 게이바를 꼭 한번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이곳의 압권은 하리수보다도 예쁜 남자들이 추는 섹시한 춤 공연이다. 게이들을 다룬 영화로 보기 드물게 히트를 쳤던 「프린세스 프린실라」라는 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는 이곳의 댄스팀은 게이들 사이에선 대단한 스타들이다. 술값도 무척 싸다. 약 1천5백원 정도의 맥주 한병을 사면 이들의 공연을 내내 즐길수 있다.
 이곳엔 남자들만 있을 것 같지만 여자들도 상당히 많다. 물경 30% 정도는 여성들이다. 그 중 대부분은 일본 여성들이다. 재미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일본의 여성 배낭족들이 이곳에 몰려 들고 있다. 그런데 위험하지 않을까. 그래서 물어 보았다. 이곳을 '두 번째 와 본다'는 20대 초반의 미찌꼬 리에양의 답변이 걸작이다. "위험하지 않냐구요? 난 여잔데요? 위험하다면 당신이 위험하겠지요" 그러고 보니 리에양과 얘기하는 동안 나를 계속 쳐다보는 눈길이 있었다. 근육질의 사내다. 왠지 끈적끈적한 느낌이다. 리에양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잠시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