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세이투어에 입사하기 전에 다녔던 여러 배낭여행지 중 가장 잊혀지지 않는 곳을 꼽으라면 이집트의 백사막이다. 카이로에서 황량한 사막길을 하루 종일 달려서 백사막에 도착했을 때, 하얀 모래 바람이 휘몰아치는 그곳은 내가 순간이동으로 어느 낯선 행성에 와있는 듯한 몽롱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환상적이라는 말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시간들이었다. 밤이 되었다. 난생 처음 해보는 노숙(露宿), 모래 위에 담요 한 장을 덥고 누워 있자니 순간 두려움이 몰려왔다. 적막한 사막의 밤, 그 두려움의 근원은 외로움이었다. 어느새 바람도 잦아들고 넓은 밤하늘을 별들이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백사막에 반사된 별빛은 보름달이 뜬것 마냥 온 세상을 환히 비추었다. 두려움이나 외로움 따위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온몸을 휘감는 별빛에 의해 포근한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은은한 별빛에 취해 어린왕자를 만나는 상상에 빠져들었다. 밤이 깊어지자 친구들이 찾아왔다. 강아지만한 사막의 작은 여우들이 찾아온 것이다. 다음날 사막을 빠져나오면서 너무나 아쉬운 나머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이제 사회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이곳에 다시 와서 어젯밤의 그 가슴 벅찬 순간을 다시 맞이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백사막의 추억은 결국 나로 하여금 테마세이투어의 문을 두드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젠 테마세이투어의 인솔자로서 백사막을 다시 방문하려한다. 그날 밤, 백사막에서의 감동을 우리 일행들에게 얼마나 전달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과 함께 온 몸에 흥분이 밀려온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정말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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