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인도에서 만난 꼬마 철학자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8

  • 조회수 :

    260

인도에서 만난 꼬마 철학자

  테마세이투어에 입사하기 전, 인도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꼬마를 만난 곳은 바라나시의 미로 같은 골목 안에 위치한 허름한 한 식당이었다.
따끈한 짜이를 마시며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한 꼬마가 다가와 불쑥 스케치북을 내밀었다.
나는 구걸을 하거나 그것을 사라는 이야기를 할 줄로 지레짐작하고 곁눈으로 힐끗 보았다. 스케치북에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낙서로 가득했다..
 '날더러 어쩌라는 거지?'
 어리둥절해하고 있는 나에게, 꼬마는 뜬금 없이 산을 그려보란다. 심심하던 차에 놀 꺼리다 싶어 네팔에서 인도로 넘어오면서 보았던 산을 그렸다. 몇 그루의 나무도 그렸다. 내 그림을 한참 쳐다보더니, 이번엔 꼬마가 능숙하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내 눈앞에는 내가 그린 뾰족한 삼각형의 산과는 다른 역삼각형 산이 있었다.
 "한사람만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라, 여러 명이 다같이 오를 수 있는 산이면 좋겠다" 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오르기는 쉽지만 최후의 한사람만이 기쁨을 맛볼 수 있는 뾰족한 산과, 오르기 힘들지만 여럿이 함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넓은 정상이 있는 산.
 지금은 그 식당 이름도, 꼬마의 이름조차도 잊었지만 그 꼬마가 그려준 역삼각형의 산은 마치 화두처럼 내 머릿속에 그리고 또 내 맘속에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