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해외에서 본 한국의 위상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8

  • 조회수 :

    805

해외에서 본 한국의 위상

 해외여행 중에 현지에서 굴러가는 한국 차를 1대라도 발견하면 가슴 벅찬 뿌듯함을 느끼고, 우리나라 기업체의 광고판을 만나면 이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10여 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져도 참 많이 달라졌다. 어지간한 유럽의 도시에는 한국 기업체 간판이 줄을 잇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오지에서도 국산차를 발견하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해외에서 한국의 위상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2002 월드컵과 한류열풍도 한몫 했지만 이렇듯 해외에 진출한 기업체들의 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실제로 외국에서 한국인임을 밝히면 월드컵보다는 자신이 들고 있는 우리나라 브랜드의 핸드폰을 보여주거나 한국 차의 이름을 거론하며 엄지를 치켜세우는 경우가 많았다.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 한국의 위상은 여행업계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이제 어지간한 관광지에는 한국어 안내책자가 비치되고, 한국어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적 성공에 의한 「한국」의 이미지 격상이 곧바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 격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럽인들은 '아시아에는 일본인과 기타 아시아인이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냉정하게 말해서 유럽에서 한국인은 아직도 아시아인의 하나일 뿐이다.
 여행을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하지만 지나친 애국심의 표현은 오히려 이미지 악화에 기여한다. 월드컵 4강 이후 언론매체에서 는 '세계인이 경악했으며 한국인을 존경과 부러움의 시선으로 본다'라는 식으로 경쟁적으로 보도를 했다. 그러다 보니 외국에 나가 한국인임을 밝히면 누구나 크게 환영받고 존경과 부러움의 시선을 받을 것으로 착각하는 여행자들이 제법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시도 때도 없이 대∼한민국을 외치고, 묻지도 않았는데 한국인임을 밝히면서 자긍심에 가득 차 보이는 한국인들, 삼성 핸드폰이나 소나타 차에 대하여 마치 자기가 회사의 주인인 양 자랑스러워하는 한국인들, 그리고 혹시 일본말로 말을 걸면 불쾌한 표정으로 정색을 하면서 단호하게 코리안이라고 수정을 해주는 그런 한국인들을 외국인들은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다. 심지어는 자칫 거드름을 피운다거나 설쳐댄다고 오해하기도 한다.
 확실히 여행 중에 조금은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이젠 향상된 국가 이미지에 맞춰 한국인 개개인의 위상을 높여야 할 때다. 보다 더 여유 있는 모습, 보다 더 세련된 매너, 그리고 현지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소득에 맞는 문화수준」을 보일 때라는 뜻이다.
 국가의 위상은 현실적인 힘과 경제력에 의해 정립되지만 국민 개개인의 위상은 문화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갑자기 높아진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을 지나치게 과시하려 들지 말고, 여행을 차분히 음미했으면 좋겠다. 문화수준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제력은 졸부처럼 취급당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