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에겐 밤에 맥주 한잔 마시면 그만이지만 나에겐 가족의 생존이 걸려 있단 말이야”. 지난 9월 중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나는 네팔의 한 젊은이에게 혼나는 중이었다. 자신이 공들여 만든 그릇을 안 사주었기 때문. 급기야 처음 25$ 부르던 그릇은 나의 외면에 100루피(약 1.5$)까지 내려왔고, “요즘 관광객이 없어 정말 너무 먹고 살기 힘들다”는 그의 거듭된 하소연에 결국은 하나 사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닌게 아니라 항상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달발광장이나 타멜거리에서 외국인들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았다. 대신 거리에는 총을 든 군인들이 지나가는 차량을 검문하는 모습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이는 입헌군주제를 반대하는 공산반군과 정부군간의 무력 충돌 때문. 수십명의 군인들이 사망하는 전투소식이 외신을 타고 세계로 전해지면서 올초부터 관광객들이 격감하고 있단다. 하지만 ‘억울하다’는게 네팔의 한국어 가이드 니르 바릉씨의 얘기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400㎞도 훨씬 떨어진 산골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데다 그 전부터 있어 왔던 일” 이라며 “카트만두는 절대 안전하니 제발 관광객 좀 와주세요”라며 하소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