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무질서가 주는 자유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1

  • 조회수 :

    342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리스 여행을 마치고 터키로 넘어오면 일단 마음이 편해진다. 사람 사는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아무 곳에나 담배꽁초를 버리고 적당히 눈치를 봐서 무단횡단을 해도 무방하며, 복잡한 탁심거리에서 오가는 사람끼리 서로 어깨를 부딪혀도 서로 미안해할 필요가 없고 바자르에 잔뜩 쌓인 갖가지 먹거리들을 하나쯤 집어먹어도 아무런 하자가 없는 나라.....

 얼핏 무질서해 보이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마음만은 편하게 느껴진다.

 아닌게 아니라 서유럽쪽을 여행하다보면 짜증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길거리를 걸으면서 서로 몸이 부대낄까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식당에서는 우아한 척 속삭이듯 대화해야 한다. 잔뜩 화가 나도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정중히 항의해야 하는 서유럽지역은 왠지 우리들에겐 거북살스럽다. 왜 그렇게 갖춰야할 격식이니 매너니 하는 것들이 그리도 많은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들의 격식이 내 눈에는 가식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직 내가 문화국민이 아니어서일까?

 하지만 터키로 넘어오면 상황은 달라진다. 에누리가 있고 덤이 있는 문화, 다소 부산스럽게 움직이고 큰소리로 떠들며 몸과 몸이 맞부딪쳐도 「남들로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나라 터키는 그래서 더 자유스럽고 정감이 간다.

 지난 1월 이스탄불의 오타르쾨이 거리 카페에서 우리일행들에게 터키식 체스경기 방법을 가르쳐주던 주인의 모습이 옆집 아저씨처럼 격의 없이 다정하게 느껴졌던 것도 이런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