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나는 한국사람이었다.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9

  • 조회수 :

    364

나는 한국사람이었다.

  나의 20대는 여행으로 시작해서 여행으로 끝난 것 같다. 배낭여행으로 돌아본 나라가 어림잡아 40여 개국, 정말 정신없이 배낭을 꾸리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거기에 인도 캘커타의 '죽은자의 집' 봉사활동 2개월과 브라질 아마존에서의 봉사활동 3개월까지 더하면 실제 국내에 체류했던 기간보다 해외에서 여행으로 소비한 시간이 더 많은 셈이다.
 이젠 아예 여행을 직업으로 하고자 테마세이투어에 정착을 했다. 너무나 설레는 순간이다. 그리곤 첫 출장을 앞두고 다시 한번 세계지도를 펼친 후 지금껏 다녀온 여행지를 점으로 표기하고 선으로도 연결해 보았다. 그 선상에 백두산도 있었다.
 나는 그동안 다닌 많은 여행지 중에서 유독 백두산에서의 기억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그렇다고 백두산에서 특이한 경험을 한 것은 아니다. 하얼빈에서부터 13시간 동안 차안에서 시달리다 백두산 천지에 도착했을 때, 나를 반겨준 것은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강풍이었다. 거기에 자욱한 안개는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들게 만들었고 견디기 힘든 추위가 밀려왔다.
 그 먼 길을 고생하며 달려온 대가가 이것인가? 하늘을 원망하고 있는 순간 안개 속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모두 목에 태극기를 두르고 있었다. 원래 정치적인 이유로 백두산에서 태극기를 꺼내들지 않도록 당부하고 있었지만 안개 속이어서 가능 했을거다. 그리고 애국가를 목이 터지도록 불렀다. 나 또한 어느새 그들 속에 섞여 애국가를 부르고 또 불렀다. 그러다가 괜히 목이 메어왔다. 배낭을 메고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아다녔건만 결국 백두산에서, 그 안개 속에서 나는 '한국사람'이었음을 새삼 찾아낸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