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은 사막과 인연이 많았다. 1월 이집트 백사막/흑사막 여행과 2월 요르단 와디람 여행을 마치고 난 지금, 또 다시 사막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 만큼 사막엔 묘한 마력이 숨어 있는 것 같다. 텅 빈 공간을 질주하는 사막 사파리는 물론이고 사막에서의 하룻밤은 색다른 경험을 약속한다. 하얀 눈이 쌓인 것처럼 보이는 이집트의 백사막. 생 떽쥐베리가 어린 왕자를 찾았던 것처럼 캠프에 도착한 우리들도 사막 주변 어디론가 흩어져 사막의 정취를 즐기고자 했다. 그러던 중 어둠이 찾아오고 베두인식 만찬을 즐기는 동안 밤하늘에 별들이 하나, 둘 반짝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베두인들의 악기 연주와 노래가 이어졌다. 베두인들의 노래에 우리 일행의 답가가 이어졌다. 생면부지의 베두인들과 어우러진 사막에서의 캠프파이어는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자정 무렵 사막 위에서 우리들의 잔치가 한창일 때 하늘에는 별들의 잔치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동방에서 온 나그네들은 맑고 투명한 별들에 의해 잠을 빼앗기고 말았다. 요르단에서는 와디람 사막의 야영이 또한 압권이었다. 바비큐로 저녁식사를 한 후 이어진 우리들만의 캠프파이어 시간, 이 밤만큼은 맘껏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해 각 일행들 간에 친형제와 같은 유대감이 형성되었다. 만약 베두인이 취침시간을 알리지 않았더라면 밤을 샜을 것이다. 이처럼 사막에서의 하룻밤은 타오르는 모닥불, 별빛, 그리고 아련한 추억 등 따뜻한 단어들을 연상시키게 한다. 나의 지난 겨울은 결코 춥지 않았다. 사막은 황량하고 삭막하지만 그 어느 곳보다 따듯한 추억을 남겨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