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추석 독일 여행은 준비기간부터 만만치 않았다. 여행기간이 추석연휴와 독일 맥주축제가 겹치는 관계로 항공, 호텔 예약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렵게 떠난 여행이었던 만큼 뮌헨에서 만난 맥주축제는 우리들에게 큰 행운이었다. 1810년 황태자 루트비히와 작센 테레지에 공주의 결혼식 때, 하객들에게 맥주와 안주를 대접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10월이면 공주의 이름을 딴 테레사 광장에서 축제가 열린다. 그 유명한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다. 뮌헨에 도착하여 지하철을 타고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테레사 광장으로 이동했다. 낮인데도 불구하고 테레사 광장은 축제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각종 놀이기구와 먹거리 장터는 물론이고 뮌헨의 6대 맥주 회사가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천막술집을 열고 있었다. 천막 안에 들어서자 음악이 흐르고 수 천명의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며 축제를 즐기고 있었다. 바이에른 지방의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꼬불꼬불한 하트 모양의 빵 프리첼과 각종 기념품을 선보였다. 점심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맥주의 나라 독일, 옥토버페스트의 명성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우리 일행도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로 음식과 맥주를 주문했다. 평소 습관대로 500㎖를 시켰다가 1ℓ맥주 잔으로만 판매된다는 말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해마다 약 700만 명의 맥주 애호가들이 뮌헨을 방문한다고 하니 줄잡아 700만잔 이상의 맥주가 소비된다는 말인데, 우리 일행도 그 수치에 16잔을 보탰다. 음식이 나오고 건배를 하면서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었다. 어깨춤이 절로 나오기 시작했다. 생김새도 언어도 다 다르지만 축제를 즐기는 마음은 전 세계 공통인 것 같다. 서울 시내 대형 호프집의 벽면에는 옥토버페스트의 사진이 많이 걸려있다. 막주잔을 높이 쳐들고 있는 사진 속의 군중들… 그 속에 우리도 껴있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