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휴가 때 찾은 부산...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8.02.02

  • 조회수 :

    268

휴가 때 찾은 부산...

 가을 휴가를 받아 부산에 있는 친구를 찾아갔다. 부산은 예전에도 둘러보았던 곳이지만 오랜만에 여행 인솔자가 아닌 관광객 입장에서 하는 여행은 그 느낌이 남달랐다.
 해안가 거닐기, 달맞이 고개에서의 야경감상,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잔 등 모처럼의 여유로움을 만끽하였다.
 그러나 마냥 좋기만 했던 부산 여행에서 어처구니없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다. 동백섬에 올라 산책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입구에서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이 우리를 세웠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아주 멋진 배경이 나오니 찍어 주겠다고 하면서 친구가 어깨에 메고 있던 카메라를 낚아채고는 다정하게 자세를 잡으라며 재촉을 하였다. 필름을 사용하는 수동 카메라여서 작동하기에는 어려우리라 생각했지만 아주머니의 손놀림은 의외로 너무 능숙하였다.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 주시기에 친구와 나는 해운대를 배경으로 몇 컷의 사진을 함께 찍었다.
 감사의 인사를 하며 카메라를 넘겨받으려는데 카메라는 주지 않고 팔고 있던 떡과 군밤을 내밀며 싸게 주는 것이라며 구매를 요구하였다. 우리는 예상치 못했던 일에 당황하였고 방금 전까지 구수한 사투리를 쓰며 친절히 대해 주시던 아주머니들의 강요는 계속 되었다. 즐거움이 계속되었던 여행을 망치기 싫어 마지못해 군밤을 샀고 이후 카메라도 친구에게 건네졌다. 싸늘하게 느껴지는 아주머니들을 뒤로하고 급히 동백섬을 빠져 나왔다.
 그동안 인솔자로서 해외의 여러 여행지를 방문하면서 여행지의 순수함이 점차 사라져 가는 점이 안타까웠던 참이었는데, 막상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친절을 가장한 상술을 접하게 되니 허탈한 웃음만 계속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