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수차(水車)가 있는 시리아의 지방 도시 하마에서 머무는 날, 운이 좋게도 우리 호텔에서 결혼 피로연이 열린다고 했다. 혼주로부터 참여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은 우리 일행들은 피로연이 진행되고 있는 연회장에 들어섰다. 피로연은 신랑과 신부측이 따로 나뉘어져 진행되고 있었다. 특히 신부측의 피로연 입구에서는 여성들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감시카메라까지 설치되어 검문(?)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엄격하고 철저한 검문을 받고 들어선 피로연장은 화려하게 꾸며져 흥겨운 파티가 진행되고 있었다. 피로연장에서 만난 시리아의 여성들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화려하다 못해 야하게 여겨지는 드레스와 진한 화장으로 한껏 멋을 낸 모습들이었다. 빠른 템포의 전통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모두들 흥을 내는 도중에도 연이어 검은 옷을 입을 입은 여인들이 들어왔지만, 탈의실에 들어갔다 나올 때는 멋들어지게 치장을 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가까운 가족 이외에는 얼굴을 보여 주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검은 베일에 싸여 있던 이들의 개방적인 모습은 정말 충격이었다. 더군다나 왠지 이방인들에게는 적대감을 가지고 있을 꺼라 생각되었던 그들의 손에 이끌려 나가 함께 춤을 추며 어울리기도 했다. 여태 이슬람 여성들은 엄격한 규율의 사회적인 억압 속에서 원치 않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리아의 가이드인 손종희 사장의 말처럼 그들이 입고 있는 검은 옷은 단지 사막 기후에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입기 시작해 전통복장이 되었던 것이지 처음부터 여성들을 가두고 억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와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해서 편견을 가지고 보는 시선은 참 독단적이고 이기적이라 생각이 들었다. 먼저 그들의 문화와 생활 환경을 이해하고 그들의 삶과 전통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은 어떨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