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바르셀로나 산 파우 병원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8.02.29

  • 조회수 :

    371

바르셀로나 산 파우 병원

 
 모든 단체여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 관광지를 위주로 계획대로 움직이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일정과 관계없이 볼만한 무언가가 발견되면 현장에서 즉시 일정에 삽입하는 것이 테마세이투어의 여행 원칙이다.
 지난 스페인/포르투갈 여행 중 바르셀로나에서 갔었던 산 파우(파블로)병원이 바로 그런 곳이었다.
 산 파우 병원은 관광지도 아니고 여행책자에서도 거의 소개되지 않은 곳이다. 그야말로 환자들이 드나드는 병원이다. 환자들의 안정을 최우선시 하는 병원에 갑자기 단체여행객이 들이 닥쳐 부산을 떠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삼삼오오 짝을 지어 조용히 둘러보고 나오기로 했다.
 하지만 막상 병원에 들어가고 나니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고, 감탄사를 제어할 수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동화속의 공주가 사는 성 같기도 하고 오래된 성당 같기도 한 빨간색 벽돌 건물은 과연 여기가 정말 병을 치료하는 병원이 맞을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했다. 이렇게 예쁘게 지어진 병원에서라면 굳이 약물치료를 받지 않아도 저절로 몸이 나을 것만 같았다. 이 병원의 설계자는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라고 하는데 당대에는 가우디와 쌍벽을 이루는 건축가였다고 한다. 가우디는 구엘공원과 구엘저택, 카사밀라, 카사 바트요 등 재력가 들을 위한 건축설계에 전념하다가, 성 가족성당을 설계하여 신의 영역을 표현하고자 했다. 반면 도메네크는 평생의 재산과 힘을 모아 빈민들을 위한 무료병원인 산 파우 병원을 지었으니 생각하고 바라보는 영역이 서로 달랐던 모양이다.
 도메네크는 이 병원을 지으면서 "예술에는 사람의 병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했다.
 병원은 가기 싫은 곳이고 무서운 곳이지만 산 파우 병원은 잠시 쉬어가고 싶은 휴식처 같은 장소였다. 약물을 통한 물리적인 치료보다는 먼저 마음의 평안을 주기 위한 공간으로 지어진 산 파우 병원, 그 중심광장에서는 일직선으로 성 가족성당이 보였다. 마음의 평안을 얻게 하기 위한 최선의 배려였다.
 "입원하고 싶어, 나 좀 다치게 해줘 " 라고 농담을 건네는 일행들과 병원을 빠져나오면서 다시 한번 '예술에는 사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는 말을 되새겨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