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나가면 고생이다. 알면서도 사람들은 여행을 떠난다. 왜 그럴까? 그것은 아마 여행길에서 맞이하게 될 적당한 모험 때문일 것이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거나, 불편하지만 결코 위험하지는 않은 모험. 어쩌면 롤러코스터의 짜릿함을 즐기는 심리와 비슷할 것 같다. 여행에는 많은 변수들이 있다. 국내에서도 그럴진대 우리와 문화와 언어가 다른 외국여행에선 말할 것도 없다. 지나고 보면 이런 변수들이 적당히 얼버무려진 여행일수록 기억에 더 오래 남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배낭여행 시절 네덜란드 암스텔담에서 방을 못 구해 노숙하던 그 밤이 평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그때 런던에서 배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넌 후 무려 버스로 10시간을 달려 밤 11시가 되어서야 목적지인 암스텔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친 몸을 끌고 2시간이나 거리를 헤맸지만 나같은 가난한 여행자가 묵을 숙소는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버스에서 사귄 3명의 외국친구와 공원에서 노숙하기로 했다. 배낭은 도둑맞지 않도록 몸에다 단단히 묶고, 옷이란 옷은 전부 꺼내어 끼어 입고… 처음 만난 4명의 여행자들은 추위를 막기 위해 서로의 몸을 기댄 채 정말 어렵사리 아침 햇살을 맞이했다. 그리곤 태양 아래 드러난 서로의 꼬질꼬질함을 보면서 낄낄대며 웃어댔다. 약간의 불편함과 수고스러움을 감수한 결과 나에겐 소중한 외국 친구가 생긴 것이다. 지금도 가끔 연락하며 지내는… 배낭여행 선배로서 올여름 배낭여행을 떠나는 젊은 여행자들에게 다시 한번 말해주고 싶다. 여행의 변수를 적극적으로 즐겨라! 그러면 여행이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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