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암스텔담 공항에서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1

  • 조회수 :

    203

 

 몇달 전 암스텔담 공항에서의 일이다. 네달란드 항공사의 실수로 좌석이 오버부킹 되었다. 우리 일행을 포함한 몇 명의 승객들이 항공권을 소지하고도 좌석 배정을 받지 못해 대기상태가 되었다. 이런 경우 화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한 한국인 아저씨의 강력한 항의는 충분히 이해할 만 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일행을 포함해 이 아저씨까지 대기자 중에선 가장 먼저 탑승권을 쥐고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이 아저씨, 갑자기 네덜란드항공 여직원에게 대뜸 고함을 치며 이름을 물어보더니 수첩에 적기 시작했다. 그것도 유니폼 가슴에 붙은 명찰을 움켜쥐고 말이다. 그리고는 당신네 항공사 사장 전화번호를 대라느니 당신을 짤라 버리겠다느니 하는 협박성 화풀이를 하고 기내로 들어갔다. 기내에서도 죄 없는 스튜어디스와기내서비스 총책임자로 보이는 직원을 차례로 소환(?)하여 일장훈시를 늘어 놓았다.

 이 정도면 항의 차원을 넘어 행패 내지는 떼부리기로 보였다. 어떤 경우든 항의는 정중해야 한다. 정중하지 않은 항의는 오히려 무시당하기 십상이다.

 지칠대로 지친 귀국 길이었지만 한동안 잠이 오지 않았다. 이 아저씨와 항공사 직원의 마지막 대화내용이 자꾸만 귓가에 맴돌았기 때문이다.

 '내 말 한마디면 너희들 전부 모가지야! 너 내가 누군지 알아?'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당신이 매우 잘난 한국인이라는 것은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