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여행업계 전체가 무척 한가해진 터라 그동안 못 봤던 영화들을 볼 기회가 많아졌다. 그런데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인지 영화의 내용보다는 영화 속에 등장한 장소가 어디인지에 더욱 관심이 간다. 조금이라도 인상적인 배경이 나오면 그곳이 어디인지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이다. 사실 영화가 여행자에게 주는 영향은 무시하지 못할 만큼 제법 크다. 오드리 햅번이 나온 로마의 휴일이란 영화는 로마의 스페인 분수를 일약 최고의 여행지로 부각시켰고, 황량한 스코틀랜드의 초원은 브레이브하트라는 영화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반면에 영화의 유명세에 비하여 아직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곳들도 제법 있는데, 요르단의 페트라와 튀니지의 마트마타와 같은 경우가 그렇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설마 저런 곳이 존재할까 하는 생각에 영화의 세트라고만 생각하지 실제 존재하고 있는 곳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해리슨 포드를 영웅으로 만든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요르단의 페트라에서 촬영되었다. 이곳은 피라미드와 더불어 고대 세계7대 불가사의의 한곳이며 198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었다.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장대한 협곡을 따라 들어가면 마치 비밀의 도시처럼 갑자기 고대 유적 도시가 펼쳐진다. 보면 볼수록 신비한 많은 유적들과 무덤들은 영화에서 본 감동이상의 그 무언가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페트라는 그나마 일반인에게 조금씩 알려져 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스타워즈의 배경이 된 튀니지의 마트마타는 아직 낮선 이름이다. 마트마타는 정말 특이한 곳이다. 마을 주변은 온통 황량한 모래와 거친 벌판뿐인 곳,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혹독한 더위를 견디기 위해 땅을 파고 내려가 지하에 동굴집들을 지어놓았다. 땅을 깊게 파내어 넓은 웅덩이를 만든 후, 그 공간을 기준으로 다시 옆으로 동굴을 파고 들어가 집들을 만든 것이다. 거기에 그들만의 토속적인 색으로 치장한 이 기묘한 집들은 영화 속에서 신비한 외계인들의 거주지역으로 등장한다. 스타워즈의 배경은 이곳만이 아니다. 곳곳에 나타나는 흙으로 지어진 아파트 모양의 건물인 카스바들은 이국적이다 못해 지구상의 것이 아닌 것 같은 신비한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맞는다. 요르단의 페트라는 그동안 여러차례 행사했던 요르단/시리아 상품을 통해서 만날 수 있으며, 마트마타 동굴집과 카스바들은 오는 1월 출발하는 북아프리카 상품(모로코/튀니지)을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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