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사에 일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그 곳의 문화, 역사, 사회, 경제,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할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보다 더 큰 배움의 장이 여행을 통해 펼쳐진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여행기간 내내 함께 하는 일행들, 바로 인생의 대선배님들로부터 너무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테마세이투어를 통해서 여행을 오시는 분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50대를 훌쩍 넘는다. 그리고 소위 지식층이라고 불리는, 어느 정도 사회에서 그 지위를 인정받는 분들이 대다수이다. 인생을 살아온 시간을 보아도, 배움의 깊이를 보아도 나보다 월등한 분들이며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이다. 이런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과 여행을 하다보면 하나의 사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알게된다. 그 시각은 자신의 관심사, 직업적 특성 그리고 깊은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당연히 내가 바라보는 관점과 그 분들이 바라보는 관점은 많이 다르다. 하지만 같은 길을 여행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자연스럽게 각자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관점을 공유할 수 있으니, 젊은 나에게는 이보다 더 큰 배움의 장은 없다는 생각이다. 반면에 간혹 여행 마인드가 전혀 다른 분들이 여행에 함께 하여 다른 일행들은 물론 나 자신도 무척이나 힘들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 되뇌는 공자님의 말씀이 있다. '三人行 必有我師'라고… 그렇기 때문에 나는 배울 점이 많은 사람에게서는 배워야 할 것을 배우고, 배울 점이 적은 사람에게서는 배우지 말아야할 것을 배운다. 그리고 이런 긍정적인 마인드로 여행의 인솔에 임하게 되면 여행이 끝나는 시점에 나는 스스로 더욱 성숙해짐을 느낀다. 내가 여행을 직업으로 함으로서 얼마만큼의 수입을 얻느냐는 2차적인 문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다양한 체험과 배움,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앎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나는 행복한 젊은이요 괜찮은 현재를 살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언젠가 오랜 시간이 흘러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배워 모든 것들이 조화롭게 내 안으로 녹아들면, 그때에 비로소 나만의 이야기를 술술 풀어낼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될 날이 정말 기다려진다. 그래서 나는 빨리 나이가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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