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업계 전체가 또다시 초비상이다. 모든 업종이 그렇겠지만 외부의 충격에 가장 취약한 업종이 여행업이다. 경제가 조금만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여행경비이고, 여행심리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지난해 말부터 불어 닥친 경기침체 여파로 그렇지 않아도 여행업계는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신종플루라는 메가톤급 충격이 가해진 결과, 이미 부도가 난 여행사가 부지기수이고 감원과 감봉소식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문제는 건강과 관련된 사안들이었다. 지난 2003년의 사스파동에 이은 조류독감이 세계적으로 유행할 때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초토화되다시피 했었다. 마치 ‘해외여행을 나가면 전염병에 감염된다.’고 모든 사람들이 믿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에 유행하는 신종플루는 사스나 조류독감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큰 파괴력으로 여행업계를 옥죄고 있는 것 같다. 연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외국보다 우리나라가 신종플루에 훨씬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지난 그리스여행 때도 현지 여행사 관계자에게 신종플루 이야기를 꺼냈더니 ‘그게 뭔데?’라며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신종플루 때문에 출국자가 급감했다는 통계는 있어도 일본이나 중국단체들의 해외여행이 줄었다는 증거는 보이지 않는다. 여하튼 신종플루 때문에 여행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광고비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대형여행사들일수록 타격이 심해 보인다. 신종플루가 겨울까지 이어지면 절반 이상의 여행사가 문을 닫는다는 괴담도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다. 사스와 조류독감 파동 이후 여행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올 겨울 이후의 여행업계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