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여행정보 신뢰하기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9.11.03

  • 조회수 :

    1088

여행정보 신뢰하기
 

 요즘은 그야말로 여행 정보의 홍수다. 책방마다 여행안내 서적이 넘쳐나고 인터넷에는 여행자들의 여행후기가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게다가 방송에서도 여행을 테마로 하는 프로그램이 인기코너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맘만 먹으면 세상 구석의 모든 여행지 정보를 그 자리에서 쉽게 얻어낼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여러 매체들 중에서 여행자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무래도 방송이 아닌가 싶다. 최근 인기가 치솟고 있는 「EBS 세계테마기행」 방영되고 나면 여지없이 문의 전화가 몇 통씩 걸려오곤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방송이나 인터넷, 서적 등을 통해 얻어내는 여행정보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이를 그대로 믿고 여행계획을 수립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특히 방송에 나오는 여행정보는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아마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차마고도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황량하고 거친 길, 그리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혹한 노동을 숙명처럼 알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관한 것일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2년 전에 방송되었던 KBS의 다큐멘터리 영향 때문이다. 특히 옌징(鹽田)의 소금밭에서 소금물을 지고 나르는 여인들의 고된 삶과 먼 길을 오가는 마방(馬幇)들에 관한 내용은 시청자들에게는 충격이었고 크나 큰 감동이었다. 그래서 차마고도 노상에서 여행자들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마방이고 가장 기대를 갖고 찾아가는 곳이 옌징의 염전마을이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는 다분히 연출되고 각색된 연출물이다. 옌징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지게를 지고 소금물을 퍼 나르는 여인이 없다. 그 대신 모터펌프를 이용하여 소금물을 퍼 올린다. 마방이 먼 길을 떠나는 장면이 촬영된 고갯길 바로 위에는 하루에도 수 십 대의 트럭들이 쏜살같이 달리며 모든 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화면속의 마방들이 동원된 사람들이라는 것은 지난 여행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큐멘터리에서 본 옌징의 모습은 하나의 소설이다.
 
난 다큐멘터리를 참고로 할지언정 절대 믿지 않는다. 최소한 절반은 연출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 다큐프로그램이 이 정도니 가벼운 아침 방송이나 오락프로그램의 여행지 소개는 말할 나위도 없다. 자극적인 소재를 만들기 위한 설정이 너무 많다.
 
방송의 여행지 소개가 연출된 것이라는 문제가 있다면 인터넷 상의 정보는 ‘자의적(恣意的) 해석’이 문제가 된다. 배낭 여행자가 올린 감상문 형식의 글들이 주종을 이루는 이곳에서는 여행자 나름의 해석을 사실 확인 없이 올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게 따지다보니 가장 신뢰할 만한 여행정보는 역시 책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다만 책의 문제점은 업데이트 속도에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여행지의 생생한 정보를 책에 담아내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적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여행정보를 찾아내는 일을 쉽게, 편하게 생각해선 안된다. 방송과 인터넷, 서적 등을 총동원하여 비교하고 확인하는 수고를 들인 만큼 여행의 질은 좋아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