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영혼의 때를 벗기는 물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10.01.29

  • 조회수 :

    734

영혼의 때를 벗기는 물
 

 “저는 갠지스 강물로 만든 짜이는 마실 수 있어도 강물을 그냥은 못 마시겠어요.”
바라나시에 도착한 날 저녁 호텔방에서 나는 인도인 가이드 ‘리시’에게 말했다.
그러자 그는 조용히 옆의 생수병을 들고 말했다.
“이 물은 깨끗한가요?”
“그럼요. 식수로 돈 받고 파는 물인데 당연히 깨끗하지 않겠어요?”
“이 물에다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요? 어떤 약품을 탔는지 그것이 몸에 해롭지는 않은지. 차라리 더러움이 눈에 보이는 갠지스 강물이 더 깨끗할지도 모르겠네요.”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인도의 힌두교 신자들은 갠지스 강에 뛰어들어 목욕을 하고 강물을 마신다. 그들은 갠지스 강물은 신비한 힘을 갖고 있어 이곳에서 몸을 씻고 물을 마시면 전생의 업으로부터 해방되며, 화장하여 그 재를 강에 뿌리면 내세의 행복을 보장받는다고 믿는다. 그들에게 있어 1급수니 2급수니 하는 수질은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물리적인 기준보다는 마음속의 믿음이 더 중요한가 보다.
 다음날 새벽, 우리 일행들과 함께 갠지스 강의 일출을 보러 보트에 탑승했다. 하지만 안개가 자욱하여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었다. 우리들은 침묵 속에 소리에 집중했다. 떠오르는 태양도, 목욕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지만 뱃사공의 노 젓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만트라를 외는 소리는 오히려 더 신비감을 주었다. 
 그러다가 문득 온몸이 간지러워지면서 나도 그들과 동참하여 갠지즈강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우리들은 몸에 붙은 때를 벗기기 위해 매일 같이 깨끗한 물에 샤워를 하고 비누칠을 하지만 인도인들은 갠지즈 강물로 마음의 때를, 그리고 영혼의 때를 벗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는 가만히 먹다만 생수를 버리고 갠지즈 강물을 채워서 가방에 넣고 집으로 가져왔다. 영혼의 때를 벗기는 가장 성스럽고 깨끗한 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