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중국이 몰려온다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10.03.11

  • 조회수 :

    1107

중국이 몰려온다
 

  2010년 2월 16일, 미국 뉴욕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이유는 중국인 관광객만을 위한 이벤트 행사 때문이었다. 중국 관광객 1,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노란색 조명이 이 거대한 빌딩을 화려하게 장식했으며, 중국관광객을 환영하는 문구와 안내멘트가 뉴욕의 심장부에 울려 퍼졌다. 평소라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정상에서 뉴욕 마천루의 야경을 보려는 관광객들로 길게 줄을 서게 마련이지만 이날만은 오직 중국 관광객들에게만 입장이 허용되었다. 바로 하루 전날에는 뉴욕 최고의 백화점 중 하나인 메이슨 백화점이 중국의 용춤과 사자춤으로 대대적인 중국관광객을 맞이하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도대체 뉴욕이라는 거대도시가 이들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는데 왠 호들갑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불과 1,000명에 불과한 중국관광객이 뉴욕을 여행하면서 쇼핑에 쓸 것으로 예상하는 돈이 무려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미 유럽에서는 중국인들이 최고의 고객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스위스의 로렉스 시계 매장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중국 관광객이 싹쓸이 해가는 바람에 공급부족현상이 일어나고 있으며, 왠만한 백화점들과 명품가게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특별 서비스를 앞다투어 내세우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씀씀이가 큰 여행객들은 중국인들이며, 잠재적인 고객까지 감안하면 세계 여행업계는 앞으로 중국여행객이 먹여 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작년 한해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들은 4,750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3년 후에는 연간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1억명이라는 숫자는 유럽 전역의 호텔방 개수를 다 합해도 수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숫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단체를 만나면 ‘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싸구려 호텔’이라는 인식을 갖기 십상이었다. 중국인들을 은근히 무시하는 경향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함께 씀씀이가 커진 중국여행객들, 그들은 우리나라 여행객들보다 훨씬 비싼 돈을 내고 고급지향적인 여행을 추구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여행업계는 중국여행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인들의 여행행태가 환영받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아직도 유적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는 중국단체를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수준과 여행매너 등이 크게 뒤떨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도 뉴욕의 예처럼 중국인들에게 아부에 가까울 정도의 환대를 베푸는 것은 그들의 두툼한 지갑과 함께 엄청난 물량 때문일 것이다.
 위와 같은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폭증과 질적 향상을 생각하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점점 중국관광객들에게 밀려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이다. 씀씀이를 아끼지 않는 대규모의 중국관광단 앞에서 아직도 ‘더 싸게’만을 외치는 우리나라 여행업계의 현실이 암담하다는 뜻이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에 유럽에서 호텔방 잡기가 무척이나 어려워질 것이며, 싸게, 싸게를 외치는 한국여행팀들은 시 외곽의 후미진 곳으로 밀려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최소한 여행업계에서 만큼은 세계 교역량 11위니, G20 개최국이니, 국민소득 2만불 달성이 목전에 있다는 등등을 자랑하기가 참으로 민망스러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