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추픽추 대신 얻은 것들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작성일 :
2010.03.11
조회수 :
1120
페루에 도착하기 하루 전날, 폭우로 인해 맞추픽추로 가는 철로가 끊겼다는 어이없는 소식을 들었다. 맞추픽추를 뺀 남미여행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터라 그 실망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그 무엇으로 맞추픽추를 대신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끝까지 희망을 포기할 수 없어 일단 우루밤바로 향했으나 끝내 맞추픽추는 열리지 않았다. 결국 맞추픽추를 대체할 여행지를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한 끝에 마라스 인근의 소금광산과 모라이 유적지를 방문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대체 여행지가 의외로 대만족이었다. 우루밤바를 떠나 고원으로 올라서는 순간부터 눈을 떼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졌다. 마치 거대한 안데스산맥의 고원평야를 캔버스로 삼아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 화려하게 채색된 고원의 정취는 탄성에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게다가 푸른 보리밭과 흰 꽃을 피워낸 감자밭, 그리고 노란 유채밭과 연두 빛 채소밭 등, 인디오들의 생생한 삶의 흔적이 만들어 놓은 경치이기에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그동안 페루를 유적지 여행코스로만 생각했는데 이 고원의 아름다움은 남미 최고의 자연경관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어서 도착한 소금광산은 마치 차마고도의 옌징과도 같이 경이로운 풍경이었다. 깎아지른 산 사이에 펼쳐진 하얀 소금밭은 경외감을 불러일으켜 한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방문한 모라이 유적은 맞추픽추에 버금가는 잉카인들의 걸작 중의 걸작이었다. 모라이는 잉카인들이 여러 종의 식물을 고산에 적응시키기 위해 해발고도에 따라 층층이 만들어 놓은 일종의 작물 실험 재배소와 같은 곳인데, 원형으로 만든 문양도 아름답지만 그 거대한 규모와 잉카인들의 과학적인 사고방식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맞추픽추 대신 급히 방문한 대체여행지였던 소금광산과 모라이, 만일 이들 여행지와 맞추픽추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한다면 무척이나 고민스러울 듯하다. 다음에 출발하는 남미여행은 일정을 하루 더 늘려서라도 이들 지역을 꼭 포함시켜야만 할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파타고니아 여행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완벽한 날씨가 우리들을 황홀경에 빠뜨렸다. 페리노 모레노 빙하 위를 걷는 빙하트레킹 때도 너무나 좋은 날씨 때문에 마술과도 같은 푸른빛에 흠뻑 도취되었던 우리 일행들은 토레스 델 파이네에 이르러 행복감의 절정을 맞이했다. 거대한 암봉을 코앞에 두고,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호수가 어우러진 숲길은 그야말로 낙원으로 이어질 것만 같았다. 또한 그레이 빙하를 찾아 나선 트레킹 때도 도처에 흐드러진 야생화가 우리들의 발길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그동안 수차례 토레스 델 파이네를 방문했지만 이처럼 완벽하게 속살까지 모든 것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우리 일행들은 이처럼 완벽한 날씨를 만난 것은 맞추픽추를 포기한 대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이정도만으로도 맞추픽추에 대한 미련은 떨쳐버리기에 충분했다. ![]() 다음날 아침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는 호텔 창밖으로 온몸에 전율을 일으킬 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토레스 델 파이네 봉우리가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붉게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일출과 함께 붉게 물든 토레스 델 파이네, 그 환상적인 자태는 우리들의 넋을 완전히 빼앗아 가고도 남음이 있었다. 맞추픽추는 언제든 다시 찾아가면 만날 수 있겠지만 토레스 델 파이네의 이 황홀한 장면은 10번을 다시 찾아와도 만나기 힘든 모습일 것이다. 여행은 ‘잃어버린 만큼 채워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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