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유럽 탈출작전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10.05.11

  • 조회수 :

    636

    유럽 탈출작전
 

지난 4월 중순경에 아이슬랜드 화산 폭발로 인한 유럽의 항공대란이 있었다. 유럽의 하늘길이 막히면서 공항에 발이 묶인 여행객들은 언제 귀국할지 모르는 막연함 속에 속을 태워야만 했다. 각 공항마다 노숙자를 방불케하는 여행자들이 진을 치고 있었고, 공항 주변 호텔은 물론 육로 운송수단마저 이용객들이 넘쳐나 그야말로 대란 중의 대란이었다.
 
이 대란을 테마세이투어도 피해갈 수 없어서 스페인 여행팀이 바르셀로나 공항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당연히 우리 사무실도 초비상사태에 돌입했다. 일단 큰 도시로 나가야 대체 항공편을 알아보기 쉬울 것이라는 판단에 버스를 알아보았지만 겨우 구한 15인승 승합차는 12시간을 이동하는 대가로 1,150만원을 요구했다. 상황이 생각보다 무척 심각하다는 방증이었다. 여러 곳에서 확인한 관측으로는 일주일 이내에 귀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뿐이었다.
 
주말에 전 직원이 나와 유럽 탈출작전이 전개되었다. 우선 유럽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를 순차적으로 뒤지기 시작했다. 공항이 폐쇄된 지역을 제외하고 아프리카는 물론 미국, 캐나다를 경유하는 항공편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회를 시작했다. 물론 취항이 가능한 항공편은 이미 모두 좌석이 매진이었고 대기자만 수백명에 이르렀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예약을 시도하다보니 한명씩 극적으로 예약이 잡히기 시작했다. 결국 사흘 밤을 꼬박 세우게 되었지만 우리 팀은 카타르의 도하를 경유하여 이틀 만에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솔자였던 윤민호대리의 항공권이 탑승마감 1시간 30분 전에 잡히자마자 급격히 쏟아지는 졸음에 그대로 책상에 엎드리고 말았지만 온몸에 감겨오는 나른한 피로감 사이로 묘한 성취감도 함께 일어 짜릿한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