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또 한 번의 여행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10.07.06

  • 조회수 :

    688

또 한 번의 여행
 

 여행이 끝난 후 사진정리를 하면서 가슴 뛰는 경우가 많다. 여행자가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하는 인솔자 입장에서 이것저것 신경을 쓰다보면 어느 곳을 가든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느낄 사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난 5월의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가이드는 명실상부한 그 지역 최고의 가이드였고, 30년 이상 발칸반도의 이곳저곳을 누볐던 베테랑 운전기사, 그리고 어떤 변수에도 여행을 즐길 준비가 되어있던 우리 일행들. 이런 완벽한 조건에서도 조바심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블레드 호수에서는 날씨가 흐려 전망이 제대로 보이지 않으면 어떡하나 가슴 졸였고,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서는 긴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힘들어 하는 분이 있으면 어떡하나 또 걱정되었다. 스플릿에서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두브로브닉으로 이동하던 날, 도로가 콱 막혀 버스가 꼼짝달싹 하지 않았을 때 10초가 멀다하고 시계만 들여다보며 혼자 발만 동동 굴렀었다. 
 
여행이 끝난 후에야 사진정리를 하면서 그리고 정리문을 쓰면서 순간순간 여행의 기억이 제다로 떠올랐다.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디맑은 아드리아해안과 따사로운 햇살, 그리고 중간 중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보석 같은 작은 마을들 그곳에서 찍은 사진은 사진이 아니라 정말 한 폭의 그림으로 남아있었다.
 
여행의 마지막에 만난 두브로브닉은 그저 며칠 푹 쉬면서 그들의 일상에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이곳에서 2박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졌다. 그래서 두브로브닉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었다. 파노라마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성을 올려다보았고, 택시를 타고 스르지산에 올라 내려다보기도 했다. 물론 성벽을 따라 산책하고 골목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니는 것도 빼먹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메모리카드에 하나하나 추억으로 쌓여있고, 난 그 추억들을 되새기면서 또 한 번의 여행을 더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