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바람이 불어오는 초겨울의 몽골초원, 수백마리의 가젤과 영양이 먼지를 날리며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그 뒤에는 사냥꾼을 태운 지프차가 역시 속력을 다해 그 뒤를 쫓는다. 이 엄청난 추격전은 무리 중 한 놈이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계속된다. 비록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가 계속되지만 초원을 가로지르는 그 호쾌함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견딜만하다.
몽골인들의 사냥법은 또 있다. 갈색토끼와 같은 작은 동물은 길들인 매를 이용하여 잡아오기도 하며, ‘낙타몰기’사냥을 지켜볼 수도 있다. 이는 사슴의 무리 사이로 여러 마리의 낙타를 접근시키는 것인데, 사슴들은 같은 초식동물인 낙타들이 접근해 오는 것을 경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낙타의 옆구리에는 사냥꾼이 절묘하게 달라붙어 숨어있다. 그는 아주 천천히 낙타들을 조종하여 사슴떼를 포위한 뒤 기습적으로 총이나 화살을 발사한다. 사냥에 성공한 동물은 그 자리에서 10분 만에 요리된다. 변변한 취사도구도 없지만 능수능란한 전통방식의 요리솜씨가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몽골의 사냥프로그램을 소개하면 잔인하다거나 동물들이 가엾다는 반응이 먼저다. 동물 애호가라든가 일반적인 여성들의 경우 특히 더 그렇다. 하지만 사냥터가 몽골이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몽골에서의 사냥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다. 수천년을 이어온 생존의 방편이었다. 따라서 몽골 사냥 프로그램은 그들의 오래된 문화와 생활양태에 직접 뛰어들어 체험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몽골 사냥프로그램에 참석하려면 몽골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시기에 따라 사냥이 허용되는 동물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한 허가과정을 거쳐야 하며, 최소 4명 이상이 한 팀을 이루어야 여행이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