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슬픔을 웃음으로 바꾼 미얀마의 장례 의식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11.02.08

  • 조회수 :

    423

슬픔을 웃음으로 바꾼 미얀마 장례
 

 최근 여행 중 가장 신나는 일 중 하나가 생각지도 못한 축제나 결혼식 행렬을 만나는 것이다. 그 나라의 실생활문화를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미얀마 여행에선 아주 독특했던 장례의식을 보게 되었다. 바간 포파산에서 내려와 이동 중에 버스가 도로를 막은 한 행렬에 막혀 정차하게 됐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우리 일행은 버스에서 내려 지켜보게 되었다. 멀리서 보기에는 사람들이 모여 줄다리기를 하며 웃고 떠들고 있어서 지역 축제 같아 보였다. 그런데 가까이 가보니 가운데 있는 것은 관이 안치된 상여였다. 상여 앞뒤로 긴 밧줄이 연결되어 있었는데 뒤에서는 사람들이 죽은이를 보고 가지 말라는 듯 그 줄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한참을 뒤로 잡아당기다가 줄을 놓으면 이번엔 상여 앞쪽의 사람들이 어서 가자는 듯 앞쪽으로 줄을 당겼다. 이렇게 상여는 한참이나 앞뒤로 왔다 갔다 했다. 망자를 보내기 싫은 아쉬움과 보내야 한다는 현실을 표현하고 있는 것임에 틀림없었다. 이 장례의식에 참여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의 얼굴엔 대부분 미소가 가득했다. 흔히 장례식하면 눈물 콧물이 되어 상여 뒤를 따르는 것이 보통인데 이들의 얼굴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슬픔조차 기쁨으로 바꾸고 있는 듯 했다.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장례풍속이 하나 있다. 바로 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전승되는 진도 다시래기다. 출상 전날 밤에 밤을 지새우면서 노는 익살스러운 상여놀이인데 슬픈 장례 의식에서 춤, 음악, 놀이로 죽은 사람을 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상여 나가는 날엔 다시 엄숙해진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미얀마 방식과는 다르다. 미얀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 하나다. 그럼에도 늘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례식조차 웃음으로 치러내는 그들을 보면서 정말 미얀마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잘 웃는 사람들이란 말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