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와디럼 사막의 아름다움을 더 말할 필요는 없다. 붉은 모래와 그 위로 뾰족뾰족 솟아 있는 기암괴석들. 이 독특한 와디럼 풍경에 매료되지 않는 여행자들은 거의 없다. 사막이 처음인 여행자들은 대부분 와디럼을 다녀온 후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또 다른 사막을 찾아 나서게 된다. 하지만 베두인이 없다면 와디럼이 이런 마력을 가질 수 있을까? 원래의 베두인은 사막에서 양과 낙타를 유목하며 이동생활을 한다. 지금은 유목생활에서 정착생활을 하는 베두인들이 많아지면서 와디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여행자들의 식사 준비도 주로 베두인들이 담당한다.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 흥겨워 보인다. 식사 후에는 아랍 전통 노래를 틀어놓고 베두인 들이 모여 어깨를 들썩이며 춤판을 만들어 놓는다. 평상시 같으면 쑥스러워 내뺏을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술 한 잔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나의 발은 베두인들을 따라 스텝을 밟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의 베두인은 운전기사가 되어 사막의 숨겨진 명소들로 우리를 안내했다. 이정표도 없이 모래와 바위만 있을 뿐인데 조금의 망설임 없이 목적지를 찾아 가는 모습은 늘 신기하기만 하다. 사막 한가운데선 또 다른 베두인이 기다리기라도 한 듯 우리가 오자마자 차를 대접하고 연이어 우수에 찬 얼굴로 악기를 연주해 주었다. 사막의 마지막 여정도 베두인과 함께했다. 여행의 마무리로 베두인들이 이끄는 낙타를 타고 사막을 둘러본 것이다. 식사 준비를 하는 베두인, 운전기사 베두인, 차를 타주는 베두인, 사막에서 길을 찾아 주는 베두인, 바텐더 베두인, 연주자 베두인, 댄서 베두인... 사막에서 만난 베두인들의 모습은 이처럼 다양했다. 누가 뭐래도 이 사막의 주인은 베두인들이다. 손님이 오면 자신들의 마지막 식량까지 내주는 게 베두인들의 오랜 전통이다. 와디럼의 베두인들은 마치 주인이 손님을 접대하듯 지극 정성을 다했다. 베두인은 와디럼의 아름다움을 완성시켜주는 존재들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