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우리가 만든 관행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1

  • 조회수 :

    238

 
 지난 2월, 반년만에 다시 찾은 캄보디아의 시엠립 공항. 그사이 새로 지어 완공한 공항청사 건물은 작지만 무척 깨끗했습니다. 하지만 공항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부정행위는 여전했습니다. 그리고 TOUR LEADER를 알아보는 귀신같은 솜씨도 여전했습니다.
 공항에서 발급받는 비자비는 20$. 담당공무원은 우리들의 여권을 한꺼번에 받고는 1인당 2$씩을 노골적으로 요구했습니다. 일종의 급행료인 셈입니다. 이를 거부하면 온갖 트집을 잡아 늦장 처리로 골탕을 먹이게 됩니다.
 익히 잘 알고 있지만 그냥 단호하게 'No' 했습니다. 세관통과시 요구하던 별도의 15$도 물론 거부했습니다. 내가 편하고자 그들의 부정행위를 돕고 싶지도 않았고, 이미 먼저 줄서 있는 유럽인들을 제치고 먼저 나간다는 것도 미안한 일이었습니다. 사정 설명을 들은 손님들도 '그냥 기다리겠다'는 말로 흔쾌히 거절에 동의하셨습니다. 다행히 미리 준비한 서류가 완벽했고, 줄도 길지 않아 웬만큼 기다린 끝에 비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급행료는 사실 우리가 자초한 것입니다. 해외여행시 어김없이 거쳐야 하는 입출국심사에서 순서를 기다려 차례차례 일을 처리하면 될 것을 조금이라도 빨리 공항을 빠져나가려고 한국 여행사에서 담당자에게 웃돈을 주기 시작했고, 이는 곧 관행이 돼 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유럽인이나 일본인들은 원칙대로 하면서 유독 한국인들에게 웃돈을 요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그래서 생긴 것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유명 여행지에서 긴 줄을 서는 것은 다반사로 있는 일입니다. 이를 여행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기다림도 즐긴다'는 마음을 모두가 갖는다면 이런 부끄러운 관행은 곧 없어질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공항을 빠져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