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시리아인들에게 민주화를...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작성일 :
2011.12.13
조회수 :
342
![]() 지난해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난 이래 대부분의 중동 여행은 멈춰선 상태다. 시리아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시리아 여행 초기만 해도 반드시 물어오는 질문이 있었다. “거기 안전한가요?” 그럴 만도 했다. 시리아는 대표적인 반미국가로 이미 서방에 의해 ‘악의 축’으로 낙인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시리아 첫 방문 땐 나도 약간 긴장상태였다. 하지만 어딜 가나 친절한 시리아인들은 금방 우리들의 경계심을 무장해제 시켰다. 그 중에서도 가장 친절했던 사람들은 수도인 다마스커스와 수차로 유명한 하마에서 만난 시리아인들이었다. 우린 다마스커스의 야경을 보기 위해 우리의 남산 격인 카시운 산에 올랐는데 그곳엔 많은 시리아 인들이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와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커다란 솥단지를 갖고 있었는데 차를 끓여 마시기 위한 것이었다. 이곳에서 우리 일행은 스타 대접을 받았다. 너무 많은 가족들에게 차를 함께 나누자는 러브콜을 받아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그래도 시리아인들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지라 서너명씩 팀을 나눴는데 배분받지 못한(?) 시리아 가족들은 무척 서운해 했다. 난 혼자 10대와 20대의 젊은이들이 많은 가족에게 갔는데 친구들까지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들은 특히 한국의 발전상에 관심이 많았다. 그럴만도 했던 것이 시리아의 거리엔 한국 중고 자동차가 넘쳐나고 있었고, 한국의 핸드폰은 선망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내 질문 하나에 싸해지고 말았다. 내 질문은 이랬다. “지금 시리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는가?” 시리아에 오면서 내가 알고 싶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민감한 문제란 건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난 부자가 대를 이어 수십년이나 철권통치를 휘두르고 있는 시리아의 정치 상황에 대해 그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이들은 주변부터 경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한참 있다가 한 젊은이가 아주 조심스런 작은 목소리로 “우리 모두 불만이 많지만 시리아에선 그런 얘기를 하면 잡혀 간다”고 말했다.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어난 후 중동 전역으로 민주화 운동이 퍼져나갈 때 난 이게 곧 시리아에서도 폭발할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보였던 극도의 긴장감으로 미루어보아 상당한 희생이 뒤따를 것이란 예측도 충분히 할 수 있었다. 불행히도 내 짐작은 맞아 떨어졌다. 시리아에선 이미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것도 하필이면 수차 근처에서 차를 마실 때마다 온갖 친절을 베풀어 주고, 한국에 대해 유독 진한 친밀감을 보여줬던 하마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는 보도가 연이어지고 있다. 대를 이은 시리아의 40년 독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야 그들이 원하는 민주화를 얻을 수 있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소망컨대 그 희생자 중에 최소한 다마스커스와 하마에서 우리에게 친절을 베풀었던 그 시리아 인들이 껴있지 않기만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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