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와 !”
 추운 날씨와 잦은 야근으로 심신이 지쳐갈 때, 한 손님이 전화를 주셨다. 이번에 쓴 책이 상을 받았다며 전 직원에게 한 턱 쏘겠다는 것이다.
 찌개와 고기로 포식하며 정말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가다가 김치 얘기가 나왔다. 매 겨울마다 손수 담근 김치를 주러 사무실에 오곤 하셨는데, 이번에는 맛있게 익혀서 주겠다고 하시는 것이다. 익히는 것도 잘해야 한다면서…
 나에게 주신 김치는 아니었다. 테마세이투어와 10년 넘게 함께 여행하면서 오랫동안 정을 나누었던 차장님께 드리는 김치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가슴 뭉클했다.
 김치 한번 담그려면 시간도 시간이지만 허리 구부려가는 노동과 많은 애정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런데 맛있게 익혀서까지 주겠다는 손님의 말씀은 살짝 충격이었다.
 이 손님과 북프랑스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런데 사실 식사가 기대에 조금 못 미쳤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이 손님은 너무 맛있는 식사를 마련해주어서 살이 쪘다고 하셨다.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늘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니 글도 잘 쓰시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이 분을 ‘김치 아줌마’라고 부른다. 그만큼 포근하고 친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두 아줌마도 있다. 부근을 지날 때마다 따끈한 만두를 간식하라고 넣어주시는 분이다.
 한번은 밤을 꼬박 새우며 야근하고 있는데 새벽에 갑자기 사무실을 찾아 오셨다. 물론 손에는 예의 그 따끈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가 들려 있었다. 밤샘 야근하는 걸 어찌 아셨는지... 암튼 그 새벽에 우린 만두가 아닌 감동을 먹었다. 그리고 그 분에게 우리는 ‘만두 아줌마’라는 칭호를 붙여 드렸다.
 이제 사회 진출한 지 겨우 2년. 팍팍하고, 힘들고, 외로운 사회생활에 위로가 되어주고, 힘이 되어 주시는 테마세이투어 공식 ‘아줌마’들께 이 지면을 빌어서나마 한해 감사했노라고 인사를 드리고 싶다.
 자주 고기 사주러 오시는 ‘고기 아줌마’와 희망담은 글을 자주 보내 주시는 ‘메일 아줌마’, 그리고 테마세이투어와 함께 여행을 즐겨주신 모든 분들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