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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세이투어 직원들은 대부분 배낭여행 출신들이다. 그것도 상당수는 한번에 6개월 이상 장기 여행의 경험이 있는, 소위 배낭 매니아들이다. 반면, 나는 이 여행사에선 특이하게도 패키지 출신이다. 그래서 내 경험을 얘기하면 귀족적이라고 놀린다. 난 사실 여행에 큰 관심이 없었다. 특히 해외여행 가는 사람들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겨우 며칠 여행을 위해 돈을 그렇게 물 쓰듯 써도 되는가 말이다. 당시 시간당 2,500원짜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 용돈을 스스로 마련해 쓰던 시절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군대 제대 후 어머니가 터키 여행을 함께 가자고 설득하셨다. 대학 2학년 때였다. 나는 마지못해 효도한다는 기분으로 여행에 따라 나섰다. 모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이었다. 13시간의 지루한 비행 끝에 이스탄불에 도착했지만 난 여전히 시큰둥했다. 그나마 다음날부터 시작된 이스탄불 여행 중 보게 된 블루모스크가 나의 첫 흥미를 끌어냈다. 그리고 며칠 후에 보게 된 파묵칼레의 석회붕. 이건 정말 이국적이었다. 이런 풍경은 상상해 본적도 없었다. 작은 떨림이 안에서 시작됨을 느꼈다.  그리고 만난 카피도키아. 이게 결정적이었다. 이건 작은 떨림이 아니었다. 카파도키아 파샤바의 버섯바위 군락 앞에 서는 순간 온몸에 전율이 일어나면서 난 자연의 신비로움과 숭고함에 온 몸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 아!, 이래서 여행을 가는구나… 그 후 나는 방학마다 세계 곳곳을 누비는 여행꾼이 되었다. 장엄한 자연뿐 아니라 문화와 역사를 찾아 여행의 폭도 점차 넓어져 갔다. 그리고 이게 테마세이투어의 입사로까지 연결되었다. 나는 다시 터키 여행을 앞두고 있다. 첫 여행지는 첫사랑과 같다고 했다. 그런 떨림이 다시 느껴져 온다. 이제 여행자가 아닌 인솔자로 가는 터키. 이 글이 나올 때쯤엔 내 인생의 진로를 바꿔 놓았던 카파도키아에 있을지 모른다. 그 떨림, 그 벅참, 그 전율을 어떻게 손님들에게 고스란히 전할 수 있을까. 터키 여행을 준비하면서 설렘과 걱정이 교차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