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난히 여행매니아가 많은 테마세이투어에서 근무 경력이 쌓여갈수록 “이런 곳은 왜 상품을 만들지 않나요?”란 문의를 종종 받곤 한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가야할 곳이 더 많아진다는 우리 고객들의 욕구에 맞춰 언젠가는 꼭 상품화해야겠다는 생각에 중압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배낭 여행객들의 발자취만이 남아있을 뿐 단체 여행이 힘든 지역들, 이 지역들은 당장에 상품화하여 떠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아무래도 교통의 문제라 할 수 있겠다. 인도 히말라야의 정수를 보여주는 라다크 지방의 레, 영혼을 맑게 씻어내야 방문이 가능할 것만 같은 이 작은 도시는 세계의 어느 비경과 견주어도 전혀 뒤짐이 없지만 단체여행에는 교통상의 장애가 따른다. 물론 델리부터 비행기 이동이 가능하지만 그 주변의 비경지대를 돌아볼라치면 기본 17시간 이상을 열악한 인도의 교통수단에 몸을 의존해야 한다. 그야말로 지루한 이동시간과의 싸움이다.
호주의 에어즈락도 마찬가지다. 생명이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사막 한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는 이 바위를 붉은 석양이 물들 때의 풍경은 말로 설명하기가 힘들만큼 감동적이지만 역시 문제는 어떻게 갈 것인가다. 남북한의 50배에 달하는 호주의 중심부까지 이동거리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주변에 연계될 만한 여행지도 없기 때문에 오직 에어즈락 하나만을 목표로 광활한 황무지를 날아야 한다. 그런가하면 전쟁이나 내전으로 인해 방문하기 힘든 지역도 있다. 다 짐작하겠지만 바로 아랍권이 그렇다. 메소포타미아, 페르시아, 바빌로니아 등 한 때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문명들이 살아 숨쉬는 아랍문명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방탄조끼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니 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현재 그들의 문화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 만들어진 알함브라 궁전과 꼬르도바의 메스키타 정도를 방문하면서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아일랜드 역시 그들이 간직한 여유롭고 고요한 아름다움을 다 보고오기엔 역부족이다. 아직도 아일랜드하면 많은 이들이 IRA(북에이레 공화국군)의 테러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마음과는 달리 선뜻 상품화하여 출발하기 어려운 이런 지역들은 우리 테마세이투어 가족들 모두의 숙제로 남아있다. 물론 이런 지역들의 여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세계 어디에도 갈 수 없는 나라는 없다. 하지만 배낭여행이 아닌 단체여행의 경우 여행지의 가치와 함께 고객의 안전과 여행 편의성 등을 모두 갖추어야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고 이들 지역 여행이 마냥 먼 훗날의 일만은 아니다. 과거에 앙코르와트 유적군과 이집트의 백사막, 페르시아 여행코스를 개척하여 첫 단체 여행객을 보냈던 테마세이투어다. 숨막히는 무더위가 한참인 여름날, 테마세이투어는 아직도 이들 상품과 씨름중이다. 그리고 머지 않아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어도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