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게 돌아가는 현지 시간 속에서 오로지 나만 여유로운 듯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여행을 떠나온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싶다.

그런 시간에 내가 꼭 하는 습관이 있다. 바로 나에게 엽서쓰기다. 나는 여행에서 들르는 도시마다 그 도시의 가장 예쁜 풍경을 담은 엽서를 사서 그 나라의 우표를 붙여 나에게 보낸다. 이 엽서들은 내가 외국에 있는 동안 나의 집에 차곡차곡 쌓이게 된다.

최근 이 엽서들을 보니 얼핏 세어 봐도 100여장이 넘는 것 같다. 물론 가족에게 보낸 것도 있다.

지금도 그때의 엽서를 보면 그날그날 느꼈던 감상들이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그 흥분과 감동들이 되살아나면서 그 시간 속으로 오롯이 되돌아가는 기분인 것이다. 이 엽서를 통해 나는 몇 번이나 그 때의 여행을 다시금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