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 직원의 직업병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작성일 :
2013.05.13
조회수 :
734
사실 그동안은 주로 장기 배낭여행만 해왔기 때문에 세심한 계획은 세울 필요가 없었다. 대충 큰 토대만 세우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지내다오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친구와 함께이고 또 단기 여행이다 보니 아무래도 준비를 꼼꼼하게 해야 할 것 같았다. 발리에 대해 알아갈수록 하고 싶은 것도,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아졌다. 곧 나의 여행 일정표는 발리의 볼거리, 즐길거리, 맛집 등으로 빽빽하게 들어차기 시작했다. 현지 호텔, 현지 가이드와 일정을 상의하면 할수록 일정은 점점 더 늘어났다. 급기야 시간 단위는 물론 분 단위에도 해야할 일(?)이 있었다. 엇! 근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어느 순간, 난 견적요청을 받은 여행사 직원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깨달았다. 마땅히 즐겁고 설레어야할 여행 준비를 마치 일을 하듯이 숨 막히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여행사도 이렇게 빡빡하게 하지 않는데 난 나도 모르게 한없는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이게 대체 휴가 여행인지 친구를 모시고 가는 패키지여행인지…. 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자고로 비워야 채울 수 있는 것인데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마구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여행의 돌발 상황을 즐겨왔던 나인데, 이렇게 귀중한 휴가를 일처럼 진행할 수는 없었다. “그래, 다시 또 오면 된다.”는 대범한 생각으로 그저 즐기기로 마음먹고 세부 일정 세우기 따위는 그만 두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난 발리에서도 여유를 즐기지 못하고 있었다. 여행 내내 나는 마치 인솔자처럼 친구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아무렇지도 않은 가벼운 농담들을 여행 일정에 대한 호평과 불만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아, 직업병이구나!. 여행사에 근무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러다보니 돌아오는 비행이 무척 피곤했다. 다음부턴 친구와 함께 하는 짧은 여행은 그냥 여행사의 단체여행상품을 이용해야 할까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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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바쁠 5월을 앞둔 이른 휴가. 친구와 7일간의 발리 여행을 급하게 계획했다. 당연히 여행사 직원인 내가 여행준비를 도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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