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적인 독일의 문화재 복원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작성일 :
2013.11.08
조회수 :
525
얼마 전의 독일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뷔르츠부르크의 레지던스였다. 주교가 거주하던 레지던스는 거대하고 화려한 건물뿐만 아니라 멋진 정원으로 인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상당부분 파손되었다가 다시 복구한 것이다. 당시 독일은 전쟁 준비를 하며 귀중한 문화재들을 지하 벙커로 옮겨놓았다. 옮길 수 없는 건축물들은 설계도면과 내부 디자인을 기록하여 별도 보관하였다. 이런 대비가 있었기에 전쟁이 끝나고 바로 레지던스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재를 다시 그대로 복원할 수 있었던 것이다. 레지던스 내부에는 전쟁 후 파괴된 모습과 그것을 복원하는 과정이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이 자료를 보면 내부 장식과 프레스코화 하나하나까지 독일이 얼마나 면밀하게 기록해 두었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이 레지던스의 완벽 복원에 결정적인 밑바탕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일부 복원이 어려운 것들은 일부러 훼손된 상태 그대로 남겨 두었다. 난 이게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레지던스 내의 몇몇 프레스코화들은 복원하지 않아 색깔이 흐릿한 부분들이 있었다. 기록만으로는 정확한 색깔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흐릿하게 그냥 남겨둔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수많은 문화재가 복원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복원도 너무나 많다. 정확하고 체계적인 고증과 조사 없이 복원 그 자체만 서두르다 오히려 문화재를 망친 사례들이 수없이 많다는 것이 학계의 지적이다. 잘못된 복원으로 남아있는 부분마저 훼손된다면 아니 손대는 일만 못할 것이다. 무너졌다고 무조건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게 결코 복원이 될 수는 없다. 뷔르츠부르크 레지던스는 꼭 필요한 곳이 아니면 최대한 원형을 그대로 살려 놓고, 현재에 불가능하다면 미래를 위해 남겨 놓는 것이 오히려 올바른 문화재 복원이라는 교훈을 주는 듯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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