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단풍과 낙엽, 설산이 어우러진 알프스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1

  • 조회수 :

    194

지난 10월 16일에 떠난 알프스여행은 우리 일행들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멋진 여행이었다. 한참 절정을 이루었던 단풍은 알프스의 산간 마을과 계곡을 화려하게 물들였고 거리에 깔린 낙엽을 밟으며 이어진 산책시간은 세월 속에 묻혀있던 지난날의 정서를 다시 되살리기에 충분한 낭만을 선사했다. 마치 우리 일행들 모두가 화가가 되고 시인이 된 듯이 알프스의 가을 정취에 푹 젖어보낸 11일이었다.
게다가 5차례에 걸쳐 오른 알프스의 파노라마 전망은 벅찬 가슴을 주체할 수 없게끔 만들었다. 샤모니의 에귀 드 미디 봉에 올라 감상한 몽블랑은 말할 것도 없고 쉴트호른 전망대에서의 360°전방위 파노라마, 그리고 피르스트 전망대에서 바흐알프체 호수에 이르는 고산 지역 트레킹 시간에는 콧노래가 절로 나는 경쾌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물론 아이거 북벽을 베개삼아 잠을 청했던 그린델발트 호텔에서의 전망 또한 가슴에 깊이 새겨졌을 것이며, 마테호른의 정기를 맘껏 호흡하게 해준 고르너 그라트 전망대, 알프스의 여왕이라는 호칭에 걸맞게 화사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리기봉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의 눈은 단풍에 아름답게 물들고 설산에 맑게 반사되었다.
이번 여행은 단순히 아름다움에 취해 마냥 들뜨기만 한 여행은 아니었다. 전망대의 운치 있는 카페에서, 그리고 이동 중의 버스 안에서 침묵 속에 이따금 새어나오는 우리 일행들의 탄식소리가 증명하듯 왠지 모를 쓸쓸함과 고즈넉함이 사색적인 분위기로 이어지기 일수였다. 아마도 만추(晩秋)의 낙엽이 주는 허전함이 우리들의 가슴에 스며들곤 했던 것 같다. 우리 일행 중 한 분이 농담처럼 건넨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두고 이 세상을 어떻게 떠나…」라는 한마디의 말이 우리 모두의 가슴을 저리게 했으니 말이다.
사실 여행은 약간의 쓸쓸함이 가미될 때 더욱 아름다운 법이다.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훌쩍
떠난다는 것 자체는 가슴 설레는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의 외로움도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쓸쓸함마저 즐길 줄 알 때 여행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가을의 알프스, 그리고 가을의 유럽은 그러한 정취를 만끽하기에 정말 그만이다.
테마세이투어 입장에서도 이번 여행은 새로운 시도였다. 식사를 예약하지 않고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는 생각이다. 식당예약 시간의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우리들은 리기봉 정상이나 쉴트호른 전망대 등 머물고 싶은 곳에서 바로 식당을 선택함으로서 마음껏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식단도 훨씬 더 다양하게 고를 수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음악, 여행자가 함께 어우러져 진정 아름다웠던 지난 알프스 여행은 아마도 한편의 감동적인 연극이 막을 내린 후 밀려오는 여운처럼 오랫동안 내 기억의 언저리를 맴돌 것 같다. 그리고 내년 5월, 낙엽이 사라진 초원에 흐드러질 노란 민들레꽃을 찾아 나서는 봄 알프스 여행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