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사를 하다보니 자주 받는 질문중의 하나가 “아프리카와 중남미중 어느 여행이 더 힘든가”와 “어느쪽이 더 좋으냐”는 것이다. 대개는 내심으론 ‘아프리카가 더 힘들 것’이라고 결론을 내려놓고 말이다. 연초에 여행복이 터져 중남미와 아프리카를 연이어 다녀온 바 있다. 정말 어느 쪽 여행이 더 힘든지 몸으로 직접 체험해 볼 기회였던 셈이다. 결론은 ‘중남미가 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지리적 요인이 가장 큰 것 같다. 중남미의 경우 멕시코에서부터 저 아래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까지 그 드넓은 아메리카 대륙을 종횡무진 종단해야 한다. 그 만큼 비행기를 타더라도 장거리 이동이 많다는 뜻이다. 반면 아프리카는 중부 지역에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 많아 여행폭이 좁다.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나라들이 케냐,탄자니아,남아공,짐바브웨,나미비아등인데, 이들 국가들이 서로 몰려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내에서 이동비행시간이 아무리 길어야 3시간 남짓이다. 중남미는 멕시코?페루?볼리비아등 고지대가 많아 일부 지역에선 고산증세를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는 대개 초원이거나 사막이기 때문에 이럴 염려도 없다. 또 한 중남미 여행지는 유적지가 많아 설명을 들어야 하는 스트레스가 있지만 아프리카는 대부분 대자연 감상이라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도 피로도를 줄여주는 장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는 대개 ‘동물의 왕국’이나 원시부족의 생활상을 다룬 TV 다큐멘터리로 인해 말라리아가 들끓는 위험한 곳이고, 여행도 굉장히 고생스러울 것이란 선입견을 대개 갖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기 한 마리 보기 어려울 정도로 꽤 깨끗한 편이고, 호텔이나 음식도 중남미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것이 없다. 하지만 ‘어느쪽이 더 좋으냐’라는 질문에 대해선 대답이 난감해진다. 워낙 두 대륙의 여행지가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두 대륙 모두 너무나 뛰어난 여행지라는 것. 허나 단순히 체력적인 면만을 고려해 본다면 연세가 좀 드신 분들이라면 중남미를 먼저 여행하고, 그 다음 아프리카를 찾는게 순서가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