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나만의 아주 주관적인 ‘먹방’ 리스트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14.09.05

  • 조회수 :

    3218

나만의 아주 주관적인 ‘먹방’ 리스트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관심사중 하나가 ‘먹방’이다. 먹방은 식도락을 칭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일종의 은어. 인터넷에 ‘제주도 여행’이라고 검색하면 관광명소 보다도 먼저 나오는 것이 제주도 맛집이다.
 그래서 나 역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먹어본 잊지 못할 음식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물론 우리의 여행 중 들르게 되는 레스토랑의 음식들이다. 편의를 위해 1위부터 5위까지 정리해봤다.  내가 꼽은 세계 최고의 맛 5위는 동유럽9일 여행 중 프라하의 Villa Richter에서 맛 본 닭고기 요리다. 분명 닭 가슴살 요리였다. 그런데 그 맛이 가슴살 특유의 퍽퍽함이 아니었다. 닭고기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부드러워 내 혀를 의심할 정도였다.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한 접시를 다 비운 후의 내 총평은 바로 이것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닭이 프라하에 있구나!”
 4위는 아이슬란드 호픈의 Humarhofnin에서 맛볼 수 있는 랍스터 요리다. 이 식당은 아이슬란드 사람들에게도 최고의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다. 식당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코를 자극하는 고소한 랍스터 냄새에 행복하고, 한국에선 쉽사리 볼 수 없는 엄청난 크기에 한 번, 그리고 그 맛에 또 한 번 행복을 느낄 수밖에 없는 곳이다. 특히나 3시간이 넘는 트레킹을 하고 난 후에 먹는 그 맛은 꿀도 이보다 달콤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3위. 이곳은 순위에 넣어야하나 말아야하나 한참을 고민했다. 왜냐하면 내겐 2년이 다 되도록 잊히지 않는 식당이지만 다른 인솔자들의 반응은 시원찮았기 때문이다.
 바로 인레 호숫가에 떠있는 Jasmine 레스토랑의 미얀마 현지식이다. 메뉴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미얀마식 백반 한 상이다. 가이드가 “아침 안 먹었냐?”고 놀렸을 정도로 난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다. 아마 내가 미얀마를 다시 간다면 이 ‘백반 한상’이 그리워서 일 것이다.
 다음으로 2위는 내 입맛을 통째로 바꿔놓은 터키 에페스의 양갈비다. 배낭여행에서 처음 맛본 지독한 냄새를 풍기던 양고기 이후 ‘양’은 내 음식 기피 1순위였다. 잘 하는 곳에서 먹는 양은 정말 맛있다는 주위의 설득에도 무조건 "NO" 였던 내게 터키 출장에서 둘째 날 점심 메뉴로 양갈비가 턱하니 나와 버렸다. Artemis 레스토랑에서다.
 손님들과 함께 앉아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혼자 까탈을 부리고 싶지 않아 눈 딱 감고 한 입 넣은 양갈비는 두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었다. 이 맛있는 걸 왜 여태껏 멀리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제까지 못 먹은 양을 어떻게 보상받나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2013년 10월 15일은 내 25년 생애에서 가장 맛있는 스테이크를 맛본 날이다. 그렇기에 내 최고의 음식 1위는 바로 피렌체 골목에 자리 잡고 있는, Tavernetta della signoria이라는 작은 레스토랑의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다.
 두꺼운 소고기를 살짝만 익혀 먹는 피오렌티나 스테이크는 첫 보기엔 “저걸 과연 한국 사람이 먹을 수 있을까”였지만, 그 맛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걱정했던 피비린내는커녕 입에 들어가자마자 녹아버려 한 접시를 순식간에 비워버렸다. 적포도주와 기가 막힌 궁합을 보였던 피오렌티나 스테이크. “피렌체에 가시는 분들, 꼭 이 스테이크 드셔보세요!”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순위는 26세 젊은 처자의 입맛에 철저히 맞춰진 것이며, 함께 다녀온 손님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나만의 아주 주관적인 순위이며, 따라서 맛에 대해선 전혀 책임(?)지지 않음을 말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