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새로운 취미인 ‘명화 그리기’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작성일 :
2015.11.03
조회수 :
1440
작년 이맘때쯤 텔레비전 좀 그만 보고 같이 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보자며 남편과의 진지한 의논 끝에 장만한 것이 명화그리기 DIY 세트이다.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주문한 거라 난이도는 전혀 생각도 못하고 그냥 평소에 좋아 하는 그림을 골랐다. 그리하여 우리 집에 배달된 신윤복의 ‘단오풍정’과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 바쁜 출장 시즌이 지나고 구석에 모셔놓았던 캔버스를 다시 꺼내들었다. 어느덧 인고의 시간이 지나 나만의 편한 색칠 자세도 개발되고 붓도 내 나름으로 손질하며 색칠하기에 익숙해졌다. 손꼽아 기다려왔던 ‘그네 타는 여인’의 다홍색 치마를 칠하는 순간에는 알 수 없는 희열까지 느껴졌다. 후반부로 갈수록 완성된 모습이 너무 궁금해 색칠에 더욱더 매달리게 되었는데 다 칠해져갈수록 원작의 느낌과는 사뭇 다르게 흘러가는 것이 좀 속상하긴 하다. 역시 정교한 색칠하기에도 불구하고 원작자의 그 느낌까지는 카피할 수 없는 것이겠지~. 화가라는 직업의 어려움을 백분의 일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었다는 것과 눈감아도 생생히 떠오르는 단오풍정의 모습, 그리고 모든 잡념이 사라지던 집중의 즐거움이 남았다. 어느덧 완성단계에 접어든 단오풍정에 뿌듯해하다가 옆에 놓인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상자를 보고 있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끝장을 봐야 풀리는 성격상 올 겨울이 가기 전에 저 상자를 개봉할 테고, 고흐를 만났던 남프랑스 아를의 시퍼랬던 밤하늘을 떠올리며 연한 파랑 - 진한 파랑 - 더 더 진한 파랑 등과 함께 또 인고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