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쓴 한 장의 엽서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작성일 :
2007.11.21
조회수 :
388
| 「오늘밤은 네 녀석을 이 할애비의 옆에 앉혀놓고 저 적벽강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마침 달빛도 이처럼 아름다우니 말이다… 」 중학교 때 변산반도의 채석강으로부터 날아온 한 장의 편지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시인이었던 외조부님이 변산반도를 여행하던 중 서울에 살고 있는 나에게 보낸 것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되었던 이 한 장의 편지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할아버지의 애틋한 정이 듬뿍 담긴 따듯함으로 가슴 한 구석에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 나의 첫 배낭여행지가 변산반도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도 가끔 변산반도에 갈라치면 서해바다의 파도보다도 더 먼저 외조부님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에 밀려온다. 어느 때고 변산반도에는 먼 옛날 이 자리에서 나를 위해 편지를 쓰셨던 할아버지의 이미지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외조부님은 이미 작고한지 30년이 되었고, 편지는 제대로 알아보기조차 힘들게 변색되고 말았지만, 여행 중에 보내준 이 한 장의 편지는 아직도 할아버지와 나를 이어주는 비밀스러운 통로로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여행 중에 조금의 짬을 내서 누군가에게 한 장의 엽서를 써보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길거리의 노천카페에서도 좋고 호텔방에서도 좋다. 그 대상 또한 딸이건 며느리건 손주들이건 상관이 없다. 지금의 감상을, 이 순간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을 가볍게 엽서로 띄워보자. 앞으로의 세대는 우리 세대보다 여행할 기회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고, 지금 내가 밟고 있는 이 지역을 언젠가는 그들도 찾아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보낸 한 장의 엽서는 뒷세대들로 하여금 내가 이곳에 있었음을, 그리고 이곳에서 그들을 생각했었음을 기억하게 만들 것이다. 여행 중에 쓰는 한 장의 엽서가 시간과 세대를 뛰어넘어 정을 교감하는 매개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정말 의미도 있을 뿐만 아니라 흥미롭기도 하다. 게다가 여행 중에 가볍게 엽서를 쓰다보면 왠지 마음도 차분해질 뿐만 아니라 여행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진지해지는 효과도 있다.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엽서를 발송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체크아웃 할 때 호텔 리셉션에 엽서를 내밀면 흔쾌히, 그리고 정확하게 발송해 준다. |


테마세이 대표번호
여행 문의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