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김길원 - 코카서스 3국 기행시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16.10.12

  • 조회수 :

    2737

이 글은 서울에 사시는 김길원님이 보내주셨습니다.
김길원님은 2016년 9월 7일부터 9월 18일까지 12일 동안 테마세이투어와 함께 코카서스 여행을 다녀오셨습니다.
글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카서스 3국 기행시
                                           김길원
              
           
아제르바이잔

가로놓인 코카서스
봉우리, 산봉우리로 이어가는 산맥이여
태양을 머리 삼아 동, 서, 남으로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바쿠의 밤하늘 높고 별도 많아
창 너머 카스피해 동쪽으로 뻗혔네
수평선 따라 이어지는 불빛의 향연
풍요로워 보이는 이국의 정취

얼마동안 달려보니 메마른 대지
풀포기도 몰아쉬는 황량한 벌판
검붉은 보석 돌부리 사이사이 스미고
흐르며 내품는 메케한 향기
이것도 축복의 하나일까

머드 불카노에 이르니
대지의 깊은 곳 들리는 음성
쉼표 없이 이어지는 삼박자 멜로디

소리 내어 흐르는 흑갈색 진피
작은 봉우리 이곳저곳 흉터 만들고
사랑이 부족한 우리를 향한
살아있는 지구의 갈망일까요
 
2만 년 전 살았을 우리네 조상
오늘의 우리에게 전해 주려고
바위산 구석구석 각화 했지요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더 행복한 삶을 위해
우리도 무척이나 노력했다고

쉐마카로 가는 길 메마른 길
흐르는 강마다 목이 마르고
토양은 갈증을 토해 내듯
창백한 대지의 작은 숲 몇 개

하얀 털모자 덮어 쓴 준봉들
골짜기 마다 잃어버린 숲이 아쉬워
말없이 고개 숙여 이어지고 있네

달리며 보는 이 가슴 태우며
푸른 숲 나타나길 바랐더니
준봉아래 멀리 골짜기 몇 개
연합해 커지며 숲을 이루니
이곳이 국립공원, 손님 맞는 곳

쉐키의 여름궁전 환히 뜨이고
실크로드 길목에서 대상들의 좌판
아침의 상가들은 조용하네요

거리와 하늘과 사람들의 쉐키바자르
보이는 것도, 들리는 것도, 나는 냄새도
남대문 시장에 와 있는 듯
나는 흥분하여 넋을 잃고
사람은 한 능력자의 조물인 것을

오늘은 홀로 한국의 대상이 되어
카라반 사라이에 여장을 푸니
숙면을 이루는데 불편함이 없네요
낙타의 음메소리 들리는 듯 하고
물구이 옆에 앉아 얘기 꽃 피우니
초가을 밤하늘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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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

그루지야로 가는 길 숲을 이루고
굽이치는 길목마다 녹색의 향연
마을마다 빈집으로 가득 채우니
마음 한구석 피어나는 측은함이여

시그나기로 향하는 길 산맥의 중턱에서
짙은 녹색 바람결이 이마에 스치고
굽이굽이 돌고 도니 조용한곳 언덕위에
그루지야의 대평원이 내려다보이네

카바도니 호텔의 전망을 뒤로 하고
반나절을 달려간 곳, 다비드가레자 동굴 수도원
들녘과 낮은 언덕 지나고 넘어서
돌밭, 초원의 아스팔트길도 있으니
걸어보고 만져보며 이곳에 왔네

6세기에 세워진 동굴 수도원
바위산 구석구석 암벽을 뚫어
여러 모양 수도원 19개 중
그중의 으뜸은 라브나 수도원
고요하고 엄숙한 수도원의 전경
이곳에 앉으니 귓전에 울리는 하나님 음성

낮은 언덕지나니 더운 공기의 트빌리시
아늑하며 분주한 거리를 지나니
시야에 가까운 산 정상 우뚝 선 사원
나리칼라 요새와 메테키 사원
역사의 틈바구니 생존의 산실
수세기 역사를 웅변하듯
폐허의 외모가 안타까움으로 남네

도심을 가르는 투라 강의 물결
강변을 높게 채우고 풍요롭게 흐르니
부귀영화가 빠르게 오리라고
잔잔히 들려주는 기슭의 바람소리

지지배배 종달새 울어대는 봄날 이었으면
새싹이 움트는 3월이었으면

즈바리 수도원 싸고도는 바람이
살결을 만지는 따스함으로 스밀 텐데

멀리 내려 보이는 옛 수도 므츠헤타
수백 년 해 바뀜 속에 살아난 고을
측은 한 듯 침묵이 흐르는 마을

하늘과 지평을 헤아리는 열정으로
스베티츠호벨리 교회를 안고 있네

스스럼없이 교회위에 교회를 싸고
뱃속에 생명의 씨앗을 기르는
티 없는 순정의 맑은 세계

즐겨 엎드려 무한한 하나님 영역을 향해
소리쳐 외치는 나의 소망이여

이곳을 통해 듣고 계실 하나님의 교회
스베티츠호벨리 교회여

침묵으로 감싸고도는 솜털구름 사이로
용의 허리 구부러진 곡선위에

코카서스 험준한 산맥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듯 오르며 내려가니

카즈베기 산이 시야를 가로막고
아래로 펼쳐진 게르게티 마을

병풍처럼 둘려진 녹음 가운데
반짝이는 십자가 게르게티 삼위일체 교회
앞산능선을 타고 겸손하게 내려주는 모습

2000미터 산 아래 마을이여 그루지야여
하나님 은혜를 이곳에서 비켜 갈 수 있을까

풀 한포기도 거부한 바위산 허리를 드러내고
바위와 바위, 골을 따라 단숨에 오르니
산들의 요새로 누구의 요술일까?

반죽하듯 곡선 이루고 꿀 방을 만드니
거실도 있네. 부엌도 있네

하룻밤 묵어가면 수세기 전에 살고 간
고대인을 만날 것 같아

살며시 앉아도 보고 누워도 보았네
우플리스치케의 동굴 도시, 평온하여라

스탈린 기념관 고리시에 세우고
무엇을 자랑하고 기념 할까 고심하여
세월 따라 퇴색 할 사진으로 채웠네
탈색이 반쯤지난 어린 시절 모습에
20세기 슬픔을 가득 싣고 있었네

한 시절 용케도 마주쳐진 손뼉으로
이념의 회오리를 타고 넘어서
지구촌 이곳저곳 다스렸던 권좌가
오늘에 와보니 허구임을 알았네

그루지야의 시골집 물받이 흐트러지고
담이 무너져 세울 길 없는 듯
빈집 사이로 강아지, 고양이 자유로이 노네
지난날이 고생스런 인생들의 이야기 소리

아르메니아 가는 길 일차선 길
아스팔트 굽이길, 가슴조이며
양방추월 곡예위에 숨이 멈추네

아르메니아 가는 길 돌밭위에
때로는 푸른 숲 , 기름진 옥토
풍요로운 모습 살리고 살려
하루빨리 그루지야 일어서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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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감탄 없인 눈길을 떼지 못할 사원의 조형물
교육의 산실을 갖춘 그곳 아흐파트 사원
유네스코도 혜안을 던진 그곳이여

적막하리만큼 고요한 마을 들
이곳에서 저 사원으로 건너려면
산허리 안고 숲을 지나 숨가쁜 길을 따라
사나힌 수도원에 오르네

고색이 갈색으로 덥힌 돌 조각상
이방, 저쪽 구석으로 돌 선반 쌓아두고
서재위에 책을 놓아 학문 하는 곳
책 읽는 소리 잔잔히 들리는 듯하네

노아의 아들 야벳 자손들이여
천년을 하루같이 여기는 하나님
오늘도 간구하는 기도 소리 인가요
데베드 협곡 계곡의 메아리

길 어귀 모퉁이 마다
아르메니아 여인들의 선한 눈길들
끝없이 이어지는 손놀림 속에
수제품 장난감 태어나고
우리의 시선을 끌어 내리네

1900 고지에 펼쳐진 세반호수
가는 길 굽이굽이 돌아가지만
축복노래 들으며 연이어 가는 곳

짙은 녹색 울창한 숲 계곡사이로
줄기차게 흐르는 시냇물 소리

수평선을 이루는 바다 같은 호수여
홀로 서기엔 너무 높은 곳

누구의 도움으로 바다처럼 되어
힘찬 파도소리 철석거리나

새들도 갈매기 되어 까악 까악
무리지어 물 위에 내리고 날으니

정녕 바다 같은 호수여 , 호수 같은 바다여
세반느반크 성당의 종소리
은혜의 파도 넘실거리는 힘이 되었네

아르메니아의 자랑거리 에치미아진市여
이 나라의 바티칸市로 불리는 곳

세계 최초라는 명예를 간직 한 곳이여
세계 최초의 가톨릭 국교로 인정한곳
세계 최초로 기독교 도시로 선포된 곳

그때가 303년, 밀라노칙령 보다 10년 앞섰네
참례자들의 발길이 끝이 없어라

가르니 계곡 따라 흐르는 물줄기
힘찬 물보라 일으키며 내려가니
트레킹 발걸음 가벼워 기쁨이 넘치네

주상절리 높은 석벽 푸른 숲 받치고
돌을 깎아 세워진 널따란 뜰 열렸네
한 겹씩 떼어 내어 돌기둥 만들어
천상으로 향하는 다리 세우리

가르니 파간 사원 로마에 온듯하며
게르하드 동굴사원 암벽 속에 묻히고
찬송소리 공명되어 온 산에 퍼지니
한없는 은혜 속에 가슴이 트이네

아르메니아 추모관 하늘을 향해
한 끝으로 모이는 석벽의 칼날들
타오르는 불, 영혼의 불길 가슴에 담았네

수없이 받아온 수모와 죽음의 공포
이웃의 강대국에 원한이 넘치고
한없는 눈물 이곳에 고였네

공화국 원형 광장은 예레반의 심장
300만의 적은 나라 모양 갖추고
오페라 하우스 안목을 키웠네

역사의 진귀한 유물을 안고
예술로 승화된 마텐다다란 박물관
민족의 우수성 만날 수 있었소.
                                                             201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