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세이 여행이야기

약간의 댓가가 세워준 자존심

  • 작성자 :

    테마세이투어

  • 작성일 :

    2007.11.21

  • 조회수 :

    190

약간의 댓가가 세워준 자존심

 

지난 6월, 그리스의 한적한 도로가에 있는 휴게소. 이곳에서 볼일을 보고,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버스에 올랐다. 출발하자마자 가이드 김경자씨가 우리 팀을 향해 꾸벅 절을 했다. 그러면서 대뜸 “여러분들 덕에 나는 지금 너무 당당하다. 그래서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전혀 그런 말을 들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 일행들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김경자씨는 15년 가이드 경력의 베테랑 중 베테랑. 그녀가 하는 말은 이렇다. “그간 수많은 팀을 만났지만 대부분은 휴게실에서 화장실만 이용하고 그냥 나와 버린다. 그래서 늘 죄지은 기분으로 휴게소 측에 미안하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이번 팀은 휴게실마다 꼬박꼬박 커피 같은 음료수를 마셔 주어서 휴게소 주인에게 오히려 “들러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다는 것이다.
사실 사소한 일일수도 있는데 그녀는 무척 감동해 있었다. 그간 많은 팀들이 아무것도 안 사고 화장실만 썼기 때문에 휴게소에서 한국 사람들이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늘 휴게소를 들른 다음에는 뒷덜미가 따갑고, 창피했다는 게 그녀의 얘기였다.
휴게소에서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하고 지불한 약간의 댓가가 그녀에겐 한국인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게 된 중대한 일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