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일  마르세유를 향하여

제 2일  엑상 프로방스

기원전 103년, 로마인들에 세워진 엑상 프로방스는 중세 이후까지도 프로방스 지방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곳이었지만 지금은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되어 있다. 특히 17세기의 건물들과 예쁜 카페들이 줄이어 있는 미라보 거리를 걷다보면 엑상 프로방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멋진 분수 3개가 연이어 나온다.

엑상 프로방스는 세잔느의 고향으로도 유명하다. 도시 곳곳에는 세잔느가 다니던 학교, 성당, 생가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엑상 프로방스 지역의 주요 예술 전시관으로 꼽히는 그라네 미술관은 1838년 대중들에게 처음 문을 열었다. 미술관의 명칭은 엑상프로방스 출신 프랑스 화가 프랑수아 마리우스 그라네(Francois Marius Granet)에게서 따온 것이다.

이 미술관의 건물은 17세기에 지어진 몰타 기사단의 옛 수도원이었는데 현재는 미술관의 전시 공간으로서 14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회화, 조각 작품과 로마시대의 미술품 등을 풍부하게 전시하고 있다. 물론 세잔느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드골 광장에서부터 시작되는 메인거리로 각종 백화점, 쇼핑몰, 음식점, 카페 등 상점이 밀집되어 있어 늘 관광객들로 가득한 곳이다. 또한 미라보 거리는 17~18세기의 건축물들 사이로 늘어선 플라타너스 나무와 크고 작은 분수대에서 뿜어내는 영롱한 물빛들로 찬란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관광안내소 앞에 위치한 세잔느 동상은 미라보 거리의 명물이다.

제 3일  엑상 프로방스 – 샤토 라 코스트 – 오랑주

 

  샤토 라 코스트는 이전부터 300년의 전통을 가진 프로방스 지방의 대표적인 와이너리였다. 광활한 면적에 평화로운 분위기의 와인 밭, 그리고 파란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프로방스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분위기에 매료된 아일랜드 출신 백만장자 패트릭 매킬런이 2002년 와이너리를 사들인 후 건축가 장 누벨에게 와인 저장고 건축을 의뢰했다.

이후 명성 높은 아트 컬렉터이기도 했던 매킬런과 그의 누이 마라는 이 와이너리에 친한 아티스트들을 초대했고, 아티스트들은 이 땅에 하나둘씩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점차 작품들이 늘어나자 2011년,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에게 이 작품들을 관리할 수 있는 아트센터 건립을 의뢰하면서 예술과 와이너리가 조화된 샤토 라 코스트 와이너리를 방문하여 포도밭에 형성된 멋진 예술 작품을 감상한 후 라 코스트가 본격적으로 개관하게 되었다.

장 누벨, 안도 타다오, 이우환의 손길이 닿은 공간들은 그 자체로 이미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샤토 라 코스트 안에는 루이스 부르주아나 알렉산더 칼더와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는 조각공원도 있으니 단순한 와이너리 그 이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확히는 꼬헤지 도항쥬 (Chorégies d'Orange) 라고 불리며, 오스트리아 브레겐츠, 베로나의 아레나 디 베로나와 함께 세계 3대 야외 오페라 공연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1869년부터 시작되어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축제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작은 지역축제였지만 1971년부터 오페라와 콘서트, 뮤지컬 등을 공연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아이다>, <라 트라비아타>, <돈 카를로>, <라 보엠>, <나비부인> 등의 오페라를 비롯하여 각종 발레, 음악 공연이 여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고대 로마극장은 BC 1세기 경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에 의해 건립되었으며 길이 103m, 높이 37m의 벽면이 무대 뒤를 받치고 있어 음향효과가 극대화 되는 장점이 있다.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역사적인 로마극장에서 보는 웅장한 공연들은 현대적인 실내 극장에서 보는 것과는 애초부터 감동의 크기가 다를 것이다.

제 4일  오랑주 – 릴 쉬흐 라 소흐그 – 생 레미 드 프로방스

 릴 쉬흐 라 소흐그는 마을 주위로 소흐그 운하가 위치하여 ‘작은 베니스’ 혹은 ‘프로방스의 베니스’라 불린다. 또한 도시 전체가 골동품 가구점들이 즐비하여 ‘엔틱의 도시’라 불리기도 한다.

구시가지 한복판에는 노트르담 천주교 성당이 있고, 그 주위로 마켓과 상점들이 형성되어 있어 마을 사람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프로방스의 작은 마을인 생 레미 드 프로방스가 유명세를 타게 된 이유는 이곳을 거쳐 간 두 인물 덕분이다. 16세기의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의 출생지이며,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요양하며 여러 작품을 남긴 곳이다.

특히 고흐는 이곳에서 150점이 넘는 작품을 탄생시켰는데, 고흐가 사랑했던 프로방스의 풍광이 어디에나 펼쳐져있다. 올리브 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가 넘실대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한 생 레미에 여름이 찾아오면 보랏빛 라벤더가 색과 향을 더한다.

  생폴 드 모졸은 원래 수도원이나 우리에겐 고흐가 입원했던 정신병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갱과의 논쟁 후 자신의 귀를 자른 고흐는 1889년 5월 3일 이곳에 입원하게 된다. 고흐의 동생 테오는 고흐를 위해 2개의 붙어있는 방을 마련해주었고 하나는 고흐가 머무는 방으로, 하나는 작업실로 사용되었다.
고흐는 이곳에 1여년 가량 머물렀다. 고흐는 자주 심각한 발작을 일으켰고, 발작이 멈추었을 때에는 또다시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당시 이 병원 주위로는 밀밭, 옥수수 밭, 올리브 나무 등이 있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고흐는 방에 감금 되다시피 하여 그의 방에서 바라본 꽃과 정원, 밀밭 등의 모습을 주로 그렸다. 또한 사이프러스의 모습에 감탄을 하며 여러 작품들을 남기기 시작했는데 고흐의 대표작인 <별이 빛나는 밤> 또한 이 시기에 탄생했다.

제 5일 레 보 드 프로방스

 레 보 드 프로방스는 프로방스 지방에서 가장 특이한 곳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곳이다.

넓은 평원에 갑자기 우뚝 솟은 바위산에 형성된 이 마을은 로마시대부터 로마군의 침입에 대비하여 산꼭대기에 옹기종기 모여 살았다고 한다. 보 가문의 슬픈 역사가 전해지는 레 보 드 프로방스는 대부분이 파괴되어 을씨년스러운 성과 매우 오래된 저택들이 모여 있어 기괴함을 더해주는 곳이다.

전설에 의하면 이 마을은 마귀들과 마녀들이 사는 곳이었다고 이 근방의 사람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지금도 40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으며 여러 예술가들의 공방이 모여 있어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원래 보크사이트 광산이었다가 폐광되어 버려진 공간이었던 곳을 아름다운 영상예술의 장으로 탈바꿈해 만든 것으로 프랑스인들의 예술적 감각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일명 ‘빛의 채석장’이라 불리는 넓은 동굴 안, 어둑한 공간을 음향효과와 함께 명화들로 가득 채워 잊지 못 할 경험을 선사한다. 45분간 상영되는 영상 쇼는 단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테마는 해마다 바뀌어 상영된다.

제 6일  라벤더 로드

 베종 라 로멘은 프랑스 남쪽 지방에서 로마 문화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도시이다. 로마시대의 성벽이 아직 남아 있고 곳곳에 중세의 역사적인 수도원, 교회 및 예배당, 시계탑과 주교관 등의 유물과 유적이 많다. 또한 이곳에는 우리나라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시비가 있어 우리에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남프랑스 프로방스의 벌판에 여름이 오면 와인필드의 포도들이 영글기 시작하고 향긋한 향기와 함께 라벤더가 벌판을 뒤덮으며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그리고 반 고흐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해바라기도 화사하게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다.

프로방스 지방의 라벤더 개화 시기는 6월 말부터 시작되며, 지역마다 편차가 크다. 이에 따라 라벤더 로드도 시기마다 약간씩 달라지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라벤더 루트를 선택할 예정이다.

특히 발랑솔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광활한 라벤더 경작지역으로 7월 중에 피크를 이룬다. 도로를 달리다보면 마주치게 되는 보랏빛 라벤더 밭과 프로방스 지방의 소박한 정취가 어우러지는 고요한 풍광은 이미 수많은 그림엽서와 달력사진 등을 통해 소개되었던 그 모습 그대로다. 많은 사람들이 ‘프로방스’와 ‘낭만’을 가장 밀접한 연관어로 기억하는 이유도 라벤더가 가득한 벌판의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코발트빛 하늘과 보랏빛 라벤더가 지평선을 경계로 강렬한 대비를 이루는 프로방스의 여름벌판은 숨어 있던 감성을 한껏 자극하게 될 것이다.

제 7일  무스티에 생트마리 – 베르동 – 마르세유

 남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 중에 늘 손꼽히는 무스티에 생트마리는 그 명성답게 골목골목 아기자기한 매력이 가득하다.

특징적인 것은 두 개의 산봉우리 사이에 걸려있는 일명 ‘전설의 별’이다. 이 별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로는 십자군 전쟁 당시 고향을 떠나 참전하러 가던 용사가 자신이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다면 바위산 사이에 별을 달아 성모 마리아께 바치겠노라 맹세하였는데 그 맹세대로 무사히 돌아와 별을 달았다는 것이다. 영원히 지지 않을 이 별은 늘 무스티에 생트 마리의 하늘 풍경을 아름답게 장식해준다.

 

 알프스에서 눈과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며 석회암 고원을 깎아 형성된 베르동 계곡은 유럽에서는 가장 크고 미국의 그랜드 캐년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계곡이다. 길이는 대략 25㎞에 이르고 깊이는 300m이상, 가장 깊은 곳은 700m나 된다.

베르동 계곡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깎아지른 절벽에 아스라이 만든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해야 한다. 하지만 큰 버스는 안전문제로 인해 깊숙이 들어가지는 못한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중간에 생트 크루와 호수의 물빛을 만나는 순간 베르동 계곡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제 8일  마르세유

 

   마르세유는 지중해 최대의 무역항이자 한 때 동양과의 무역으로 큰 부를 거머쥐었던 곳이다. 이 마르세유로 들어가는 관문에 육중한 무게감을 가진 요새가 두 개나 버티고 있다. 　생 장 요새와 생 니콜라 요새가 그것이다. 지중해의 보석과도 같은 마르세유를 외적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요새처럼 생각되지만 아니다. 자세히 보면 요새의 포문이 바다가 아닌 도심 쪽으로 놓여 있다. 원래는 12세기 템플기사단의 수도원이었던 곳인데 1660년에 마르세유를 장악한 루이 14세의 군대가 마르세유 시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만든 요새로 용도 변경했던 것이다.

넘치는 부를 바탕으로 독립의 꿈을 키웠던 마르세유 시민들, 그들은 아직도 스스로를 마르세유인이라고 칭하지 프랑스인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생 장 요새에 올라 마르세유 도심과 지중해를 바라보며 마르세유인들의 자존심을 생각해 보자.

 

  2013년 프랑스 정부가 대대적으로 시행한 마르세유 재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아이콘으로 세워진 박물관이다. 세계적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Rudy Ricciotti)의 설계로 완공된 이후 빠르게 마르세유를 대표하는 건물로 자리 잡았다.

생 장 요새와 다리로 연결되어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교라는 의미를 더했으며, 대형 그물망이 건물을 뒤덮은 듯 보이는 형태는 현대 건축물이 마르세유 항구의 주변 경관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했다는 평가다.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지중해의 바람과 햇살이 쉼 없이 드나드는 구조는 과거와 현대의 소통이자 개방과 자유를 상징한다.

내부 전시물은 수시로 바뀌는 기획전 위주다. 따라서 방문 목적은 내부 전시물이 아니라 건축물 그 자체에 있다. 테라스의 카페에 앉아 바라보는 지중해와 도심의 경관은 마르세유 최고의 뷰포인트로 손색이 없다.

제 9일  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