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인트 앤드류스

  스코틀랜드 동부 해안 도시 세인트 앤드류스(Saint Andrews)는 3가지가 유명하다. 하나는 스코틀랜드의 가장 아름다운 폐허 중 하나로 손꼽히는 세인트 앤드류스 대성당, 또 하나는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이 사랑을 키웠던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 마지막으로는 골프의 발상지인 링크스 골프장이다.
세인트 앤드류스는 스코틀랜드에서 종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도시로 오랫동안 스코틀랜드 교회 본부가 있었다. 바로 지금은 해안가 절벽에 거대한 폐허로 남아 있는 세인트 앤드류스 대성당이다.
12세기에 당대 최대 규모로 지어진 세인트 앤드류스 대성당은 영국과의 오랜 독립전쟁과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지금은 거대한 두 개의 탑과 많은 무덤들만이 남아 장중했을 스코틀랜드 교회 본부의 위엄을 짐작케 한다.
대성당을 나와 해변을 따라 걷다보면 세인트 앤드류스 캐슬이 나온다. 13세기 주교가 머물기 위한 성으로 건설되었다가 지금은 대성당과 마찬가지로 운치 있는 폐허로 남아 있다.
세인트 앤드류스 대학교는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 이어 영국에서 3번째로 가장 오래된 명문대학으로 1411년에 설립되었다. 왕실과 상위층이 주로 다니는 귀족 학교로도 유명하다. 도시 전체에 산재한 고풍스런 건물들이 대부분 대학이다.
세인트 앤드류스는 골프의 성지이기도 하다.
'Golf'의 어원은 스코틀랜드어로 '치다'라는 뜻을 가진 'Gouft'에서 나왔는데, 이 도시의 링크스 골프장이 발상지다.
모든 골퍼들의 로망인 올드코스와 링크스 골프장의 상징인 스윌칸 다리(Swirlcan Bridge)를 간단히 둘러보고 다음 여행지로 떠난다.

•  네스호

  수많은 목격자들에 의해 ‘네시’라고 하는 괴물이 살고 있다고 하여 더욱 유명해진 호수이며, 연중 흩뿌리는 듯한 안개비에 휘감겨 있어 더욱 신비로운 곳이다.
네스호(Loch Ness)는 호수 길이가 약 37㎞에 수심은 최대 230ｍ에 달한다. 영국과 웨일스가 보유한 모든 호수의 수량을 합친 것보다도 네스호의 수량이 더 많을 정도로 큰 호수다.
우리는 이곳에서 배를 타고 호수를 유람하면서 유서 깊은 어커트 성에 닿게 된다.

•  스카이 섬

•  스카이 섬

•  멀 섬

  “진정 스코틀랜드를 느끼고 싶다면 멀 섬을 가라”
멀 섬(Isle of Mull)은 제주도의 절반보다 조금 더 큰 크기로 인구는 고작 3천200여 명 정도가 사는 작은 섬이다. 명성 역시 인근의 스카이 섬에 가려져 있다.
하지만 거친 현무암과 굴곡 심한 해안을 가진 멀 섬은 여행매니아라면 한번쯤은 꿈꿔보는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이곳을 여행한 사람들은 ‘스코틀랜드 특유의 황량한 아름다움과 고요함이 집약된 곳’이라고 멀 섬을 표현한다.
멀 섬에 매료된 사람은 지금의 여행자들만이 아니다. 대영제국을 이끈 빅토리아 여왕은 1847년 왕실 요트를 타고 와 “너무나 예쁜 곳”이라는 말을 남겼고, 1894년 65세의 나이로 우리나라를 여행한 다음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이라는 책으로 서양에 우리를 소개했던 세계 최초의 여성 지리학자 이사벨라 버드 비숍(Isabella Bird Bishop)도 멀 섬의 단골손님이었다.
멀 섬에는 여러 명소들이 있지만 사실 여행자들에겐 큰 의미가 없다. 원시상태의 자연이 그대로 보전된 섬 전체가 국립공원이라는 것에서 짐작하듯 어디라 할 것 없이 훌륭한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과 여행지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로’ 중 하나로 꼽는 멀 섬의 구불구불하면서도 좁은 도로를 따라 곳곳의 포인트에서 내려 경치를 조망하거나 산책하는 것이 멀 섬의 가장 좋은 여행법이다.
또한 스카이 섬보다 더 날씨가 급변하는 곳이라 상황에 맞춰 방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도 불가피한 곳이 멀 섬이다. 암튼 6일째 오후부터 8일째 오전까지 우리가 찾아보려 노력하는 곳은 다음과 같다.

• 글렌코

  글렌코(Glencoe)는 이 지역의 옛 권력자였던 도날드 가문의 비애가 서린 곳이다. 1692년 스코틀랜드 왕가 혈통인 제임스 2세를 쫓아내고 권력을 쥔 오렌지 공작 윌리엄은 스코틀랜드의 모든 부족들에게 충성서약을 요청했다. 다른 부족과는 달리 서약서 제출 기한에 늦어버린 맥도널드 가문은 2개월 뒤 모든 부족민이 몰살당하는 보복을 당하고 만다. 바로 이곳 글렌코에서. 글렌코가 ‘한탄의 계곡’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역사와는 무관하게 글렌코는 명실상부하게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자연 풍경이다. 특히 그 광대함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세자매봉(The Three Sister) 주변이 글렌코의 하이라이트다. 우락부락한 남성미가 뚝뚝 묻어나는 글렌코는 '007 스카이폴'과 '브레이브 하트'의 배경이 되었다.
우리는 1시간 정도 세자매봉 옆으로 난 정겨운 오솔길을 걸으며 이 웅장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보려 한다. 

•  코닉 힐

  스코틀랜드에는 산도 많지만 호수도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그 중에서 스코틀랜드 인들이 최고로 치는 호수가 로몬드 호수(Loch Lomond)다. 크기도 스코틀랜드 최대지만 무엇보다 주변 풍경이 빼어나 흔히 ‘스코틀랜드 호수의 여왕’이라고 한다.
참고로 스코틀랜드에선 지명을 영어가 아닌 게일어로 흔히 쓰는데 Loch는 호수를, Ben은 산을, Glen은 계곡을 뜻한다.
그런데 로몬드 호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포인트가 있으니 바로 코닉힐(Conic Hill)이다. 높이가 340m로 정상까지 걸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다. 이곳에 오르면 드넓은 평원이 나오고, 그 아래로 장쾌한 로몬드 호수의 전경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