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일  베로나 - 베니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로마를 보는 날입니다. 로마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그리고 가장 위대한 영향을 끼쳤던 제국이었습니다. 그만큼 로마에는 수많은 유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이탈리아는 이 유적들을 보존하기 위해 많은 지역에서 차량 통행을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로마 여행은 많이 걷는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영화 「로마의 휴일」로 너무나 유명해진 명소들이 있어 연중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이는 곳입니다.


•  로마

 런던=빅벤, 파리=에펠탑이라면 로마의 상징은? 단연 콜로세움일 것이다. 한쪽 벽면이 허물어져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하는 콜로세움은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고대 원형경기장이다.
서기 80년에 세워져 이제 거의 2천년의 역사를 바라보는 콜로세움은 검투사들의 목숨건 결투와 굶주림에 지친 맹수들에 쫓기던 기독교인들의 비명이 지금도 생생히 들리는 듯 하다.

포로로마노

 포로 로마노는 고대 로마 제국의 유적지로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였다. 역대 황제들은 권력의 상징으로 이곳에다 원로원, 재판소, 개선문을 세우기 시작했으나 서고트족이 침입함으로써 포로 로마노는 황폐화되었다.
그 후 수세기동안 방치되었다가 19세기 무렵부터 발굴을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판테온

 로마의 모든 신을 모신 신전이다. 기원전에 세워진 판테온은 미켈란젤로가 ‘천사의 작품’이라고 극찬한 건축물이다. 천장의 돔에 있는 지름 9m의 둥근 구멍이 채광창 역할을 하는데 이 빛이 모자이크 바닥을 비추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진실의 입

 영화 「로마의 휴일」로 너무나 유명해진 곳이다. 거짓말한 사람이 입에 손을 넣으면 잘린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진실의 입은 바다의 신 ‘트리톤’의 얼굴을 새긴 둥근 돌판이다.

트레비 분수

 로마에 다시 오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트레비 분수로 가십시오. 동전을 던질 때는 반드시 오른손을 이용해 왼쪽 어깨 너머로 던져야 한다. 그래서 분수에 골인시키면 다시 로마에 오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로마에 다시 오는 길은 험난하다. 역동작으로 분수에 동전을 정확히 던져 넣는 것도 힘들고, 동전을 던질 자리를 찾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그 만큼 이곳은 로마에 다시 오기를 소망하는 관광객으로 언제나 초만원을 이룬다.
그렇더라도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트리톤, 그리고 해마가 어우러진 분수는 매우 시원하고 아름답다.

 성 베드로 광장은 나보나 광장의 「강의 분수」 등 로마 곳곳에 특유의 바로크 풍 작품을 남긴 베르니니가 설계한 작품이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반원형의 기둥들과 이집트에서 가져온 광장 가운데의 오벨리스크가 상징인 베드로 광장은 항상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가득 차는 곳이다.

성 베드로 대성당

 성 베드로 대성당은 베드로가 도미네 쿼바디스 성당에서 예수를 만난 이후 다시 로마로 돌아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자리에 위치해 있다. 처음에는 베드로의 무덤 옆에 조그만 성당이 하나 세워졌으나 1506년부터 본격적인 증축을 시작,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를 거쳐 드디어 1626년 베르니니가 120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거장들이 심혈을 기울였던 만큼 성 베드로 대성당은 그 규모나 예술성 면에서 세계 제일로 평가받고 있다.

•  로마

 이 계단의 정식 명칭은 ‘언덕 위의 삼위일체 교회로 오르는 계단’이다. 그러나 여행자들은 모두 스페인 계단이라 부른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깜찍한 단발머리를 한 오드리 헵번이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던 장면이 나 온 이후 스페인 계단은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다.
이곳의 상징인 '난파선의 분수'에서부터 고대 이집트 오벨리스크까지는 총 136개의 계단이다. 이곳에선 그저 이 계단의 아무 곳에나 쭈그려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 구경하는 것이 최고의 재미다.
그리고 심심하면 스페인 계단 앞으로 난 콘도티 거리로 가 본다. 뤼비통 구찌 등 유명 브랜드를 값싸게 살 수 있는 로마 최고의 쇼핑거리다.

•  폼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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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폭발로 모든 것이 화산재와 용암 속에 묻혀버린 폼페이. 그러나 이 덕에 폼페이는 로마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되었다. 1748년 발굴이 시작되면서 모습을 드러낸 폼페이는 현재 로마가 남긴 가장 거대한 유적지다. 대극장과 체육관, 그리고 귀족의 집들과 여인숙들이 즐비했을 거리 등 로마의 숨결이 지금도 생생하게 잡히는 듯하다.


•  아말피 

지난 2000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밀레니엄을 맞아 ‘평생에 한번은 꼭 가보아야 할 50곳’을 선정, 발표한 바 있다. 아말피 해안은 그 중의 하나. 우리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여행지라는 얘기다.
아말피 해안은 우리나라 여행자들도 많이 찾는 소렌토 바로 아래에서부터 시작해 살레르노에 이르는 50㎞의 해안선이다.
이 해안가에는 많은 작은 마을들과 해변들로 연결되어 있다. 그 어느 곳이라 할 것 없이 카메라만 들이대면 그림엽서가 되는 곳들이다.
그중의 한 도시인 포시타노는 바다를 향한 급경사진 언덕에 그대로 지어진 마을로 환상의 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감청색의 바다와 포시타노의 흰 지붕의 집들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매혹적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포시타노 전망대는 최근 안전상의 이유로 버스 진입을 막고 있다. 그러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말피 해안도로 전체가 더할 나위 없는 멋진 전망대이기 때문이다.
아말피는 이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 중 가장 큰 도시이다. 중세 때는 지중해를 호령했던 해양공화국의 고도(古都)이기도 하다. 이곳은 이제 클래식이 된 알랭 드롱 주연의 영화 「태양은 가득히」가 촬영되었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말피 해안의 종착점은 살레르노다. 우리가 방문하는 곳은 아니자만 살레르노는 중세 때 피사·베니스·제노바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해양강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배가 드나드는 분주한 항구다.
아말피 해안의 여행법은 따로 없다. 그저 전망 좋은 곳에서 내려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쉬어가고, 해변을 어슬렁거리다가 벼랑에 지어진 카페에서 짙푸른 지중해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를 한껏 부리는 것이 최고의 아말피 여행법이다.

 라벨로는 아말피 해안의 숨어 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바그너, 그리그, 번스타인 등의 유명 음악가들이 이 작은 마을의 매력에 빠져 한동안 머물렀던 바 있다.
라벨로의 명소인 빌라 루폴로, 빌라 침브로네 등에서 내려다보는 아말피 해안과 마을의 전망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쁘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노라마 경관으로 꼽히는 라벨로의 빌라 침브로네는 19세기 초반에 영국 귀족이 지은 건축물로 ‘무한의 테라스’라 불린다.
입구에 들어서 테라스 끝까지 다가서면 아말피 해안선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그 옆으로 싱그러운 꽃과 나무들이 가득한 정원과 산책로 등 구석구석 볼거리가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