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초로 전국을 통일하고 수코타이 왕조를 세운 인뜨라딧 대왕은 제일 먼저 사원 건축에 착수했다. 그리고 1345년 2대왕인 리타이왕 때에 이르러 왓 마하탓이 완성되었다. 명실상부한 수코타이의 왕실 사원이자 최대의 사원이다.
완공 당시에는 200개의 탑과 10개의 불당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대부분 파괴되어 불상과 기둥들만 덩그라니 남아있다.
이 사원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소위 ‘수코타이 양식’이라고 칭하는 태국의 대표적인 건축양식이 시작된 곳이자 가장 완벽한 모델이란 점이다. 부드럽고 온화한 모습, 그리고 곡선의 미를 최대한 살린 수코타이 양식의 건물들과 불상, 조각들을 감상하는데 최적의 장소다.

왓 싸 씨(Wat Sa Sri)

 14세기 후반에 건축된 사원으로 추정된다, 수코타이의 성벽 내에 위치한 커다란 호수의 섬에 지어진 사원으로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 경치가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그래서인지 왓 싸 씨는 ‘아름다운 연못의 사원’이라는 뜻이다.
큰 불상이 안치된 법당 동쪽으로는 무척 방대한 규모의 대중 기도처 유적이 남아있어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법회를 열었던 사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왓 씨 싸와이(Wat Sri Sawai)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사원이지만 다른 곳과는 달리 앙코르 양식의 탑(쁘랑) 3개가 남아 있어 매우 중요한 사원이다.
수코타이 왕조가 탄생하기 전에는 이곳도 위대한 앙코르 제국의 영향권에 있었다. 따라서 이 사원은 앙코르의 영향권에 있을 때 앙코르 양식에 따라 힌두사원으로 세워졌다가 훗날 불교사원으로 바뀐 것으로 추정된다. 3개의 쁘랑 뿐만 아니라 사원의 조각에서도 앙코르 특유의 ‘나가 조각상’이나 가루다 등의 형상이 나타난다.
수코타이 왕조 이전의 사원인 만큼 수코타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다.

왓 씨 춤(Wat Sri Chum)

 수코타이의 성벽 외부에 위치해 있는 사원으로 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프라 아짜나(Pra Achana) 라는 이름의 이 불상은 수코타이 양식의 특징인 온화함과 곡선미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불상의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렇다. 바로 이 손가락을 보기 위해 수코타이를 찾은 여행자들이 반드시 둘러보는 곳이다. 

왓 프라 파이 루앙(Wat Phra Phai Luang)

 이 사원은 시간이 남을 경우 수코타이의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사원 규모로는 왕실사원인 왓 마하탓과 비견할 정도로 방대하다. 역사성으로는 왓 씨 싸와이와 마찬가지로 앙코르 양식이 혼재되어 있다. 아마도 앙코르 양식에 수코타이 양식을 가미하여 확장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원을 방문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형편없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수코타이의 다른 사원들은 나름대로 복원을 하거나 잘 정비해 놓았지만 이 사원만큼은 방치된 느낌이다. 여행지로서는 잘 가꾸어진 곳보다 이런 곳이 더 감성적이다. 각자 천천히 사원 주변을 산책하며 사색의 시간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