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인천을 출발하여 실크로드의 땅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 도착합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중앙아시아 여행을 위하여 바로 휴식을 취할 것입니다.


 

 오늘은 부하라를 떠나 위대한 전사 아미르 티무르의 고향인 샤흐리삽스를 방문합니다.

•  샤흐리삽스 
 


  샤흐리삽스(Shahrisabz)는 실크로드와 우즈베키스탄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아미르 티무르의 고향이다.
 그는 14세기 칭기즈칸의 후계자를 자처하며 인도의 델리에서부터 터키와 모스크바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인물이다. 그는 ‘절름발이 티무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항복을 안 할 경우 도시 전체를 파괴하거나 몰살하는 잔인한 정복 정책으로 유럽에 악명을 떨쳤다. 또 티무르는 평생에 걸쳐 단 한 번도 전쟁에 패한 적이 없는 전설적인 맹장이기도 한다. 
샤흐리삽스는 ‘녹색 도시’라는 뜻이다. 그는 티무르 제국(1370~1508)의 수도인 사마르칸트에 버금가는 규모로 여름을 지낼 악사라이 궁전을 이곳에 짓고 ‘만약 너희들이 우리의 힘을 확인하고 싶거든 우리의 건축물을 보아라."라고 새겨 넣었다. 
하지만 달도 차면 기우는 법. 동서의 길이가 10km에 달했던 티무르의 자신만만한 이 궁전은 16세기 이 지역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부하라 칸국에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지금 악사라이 궁전은 40m 높이의 거대한 정문 기둥만이 남아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티무르 제국의 위용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웅장하다. 그리고 정면에는 메카를 바라보는 티무르의 동상이 여전히 세계를 호령하듯 당당하게 서 있다.
궁전 인근에는 티무르의 스승과 가족들의 영묘로 이루어진 도루트 틸로밧이 남아 흥망성쇠를 무한 반복하는 역사를 쓸쓸하게 고증하고 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사마라칸트의 유적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저녁 무렵에는 초고속 열차를 타고 타슈켄트로 이동합니다.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고 시간이 멈춰버린 실크로드 도시 히바로 갑니다. 히바는 볼거리가 한 곳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어 여유를 갖고 여행하기에 딱 좋은 곳입니다. 종일 히바에 머물며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합니다.


•  히바



 히바(Khiva)는 일찌감치 실크로드의 길목으로 번성, 10세기에 이미 중국과 유럽에도 잘 알려진 도시였다. 서쪽으로는 카라쿰 사막, 동쪽으로는 키질쿰 사막을 건너오느라 죽을 고비를 넘긴 카라반에게 오아시스 도시 히바는 구원이나 다름없었다. 16세기, 히바 칸국(1512∼1920)의 수도가 되고난 후부터는 정치와 상업의 중심 도시로 더욱 발전, 오늘날의 모습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히바는 박제된 도시가 아니다. 아직도 그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실생활을 하고 있어 옛 오아시스 도시의 활력을 여전히 느끼게 해준다. 히바는 이런 가치로 인해 1997년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이찬칼라 

 히바는 내성과 외성의 2중 성벽 구조로 되어 있다. 외성은 1824년 카라쿰 사막과의 경계에 지어진 디샨칼라로 약 6km 길이다. 외성엔 일반 사람들의 가옥이 들어서 있다.
이찬칼라(Itchan Kala)라고 부르는 내성은 높이 약 8m, 두께 약 6m, 길이 2km의 성벽인데 북문에서 남문까지 약 650m, 동문에서 서문까지 약 400m의 작은 마을이다. 이 안에 칸의 궁전과 하렘, 모스크, 메드레세, 미나레트, 영묘 등의 유적들이 몰려 있다. 그래서 대부분 ‘히바’하면 바로 이 ‘이찬칼라’를 가리키며, 히바 여행의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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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타 미노르 미나레트

  오늘은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도시를 보게 됩니다. 모든 게 매트릭스 같은 도시 아슈하바트, 이 도시의 생경함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실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전날 무리를 한 만큼 오늘은 좀 천천히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한 다음 여행을 시작합니다.


•  아슈하바트 

  투르크메니스탄의 수도인 아슈하바트(Ashgabat)를 처음 맞닥뜨리면 무척 생경할 것이다. 초입부터 도시를 가득 채운 으리으리한 흰 대리석 건물들이 정말 황량한 사막 위에 신기루처럼 서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곧 어쩐지 낯익다고 생각될 것이다. 바로 북한이다.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많은 흰 대리석 건물들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다. 그리고 도시 곳곳의 번쩍번쩍 금으로 빛나는 전 대통령 동상과 그 어디에나 걸려 있는 현 대통령의 사진이 마치 빅브라더처럼 전 국민을 굽어보는 나라 투르크메니스탄. 
우리의 아슈하바트 여행은 투르크메니스탄의 독재자들이 자신의 치적을 전시하고 싶어 만든 ‘쇼윈도 시티’의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통령의 황금 동상이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도시 전망대인 중립국 선포탑, 나폴레옹의 무덤 앵발리드를 떠올리게 하는 거대한 초대 대통령 무덤, 코란보다 더 숭배하는 대통령의 어록집 기념물인 르흐나마탑, 투르크메니스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 박물관, 전 대통령의 거대한 황금 동상이 있는 독립 광장 등을 시간되는 대로 방문하게 된다.
여행은 밤까지 이어져 세계에서 가장 밝은 도시라는 아슈하바트의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한다. 이런 모습들로 아슈하바트는 ‘도시 전체가 개그 콘서트’라거나 ‘허세로 가득한 유령도시’라고 혹평 받지만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독특한 여행지인 것만은 분명하다.

 차른 국립공원(Charyn Canyon National Park)은 카자흐스탄의 대표 여행지입니다. 카자흐스탄을 소개하는 그 어떤 책자에도 반드시 등장합니다. 심지어 카자흐스탄 지폐 중 가장 큰 단위인 10,000텡게 지폐에도 차른 협곡이 그려져 있습니다. 종일 차른 협곡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찾아 전망과 트레킹을 즐기게 됩니다.